정세균 총리가 '위드 코로나' 시대 방역을 지키면서도 경제에 차질이 없는 'K-방역 시즌2'를 열기 위해 강소기업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조지프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에 대해서는 통합과 포용의 시대정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 총리는 지난 10일 저녁 세종시 총리공관에서 취임 300일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정 총리는 “(취임 후) 10여개월 동안 위드 코로나 시대에 어떻게 하면 큰 어려움 없이 국민의 안전을 지킬 수 있을지 파악했다”면서 “국민 희생만 강요하는 게 아니라 국민의 일상과 조화시키는 노력을 잘하겠다”고 말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전환되는 시기였다”면서 방역에 최선을 다하면서도 경제에 차질이 없도록 하는 K-방역 시즌2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첫 번째는 방역과 일상을 조화하는 노력, 두 번째는 민생경제에 주력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취약계층 지원과 국민과의 소통을 활성화한다는 구상이다.
정 총리는 소수의 재벌 대기업이 중심에 있고 취약한 중소기업이 다수에 포진한 호리병 경제구조를 허리가 강한 항아리형 경제구조로 가기 위해 강소기업을 뒷받침할 것을 약속했다.
정 총리는 “강소기업과 중견기업, 특히 기술력을 중심으로 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한민국의 미래 경쟁력을 이끌어 갈 수 있는 기업이 제대로 기업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총리는 “수소경제, 인공지능(AI), 미래차, 바이오헬스 같은 신산업이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규제를 혁파하고 지역 균형 발전을 이룩하는 노력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정 총리는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통합과 포용 시대정신을 언급, 주목을 끌었다. 자신이 평소 통합을 강조해 온 만큼 대권 도전을 시사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정 총리는 대권 도전 질문에 “코로나19와 경제 위기 두 가지를 한꺼번에 맞고 있는 상황에서 총리로서 책임이 막중하다”면서 “다른 생각보다 현재 주어진 책무를 제대로 수행하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고 답했다.
윤석열 검찰총장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 간 갈등에는 양측 모두 질책했다. 정 총리는 “국정 책임자로서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윤 총장은) 좀 자숙하면 좋지 않을까. 가족이나 측근들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지 않은가. 추 장관은 좀 더 점잖고 냉정하면 좋지 않겠는가”라고 지적했다.
검찰의 월성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수사에 대해서는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정 총리는 “검찰의 개입이 공직자들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라면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옛 산업자원부 장관 시절에 적극 행정을 강조한 일화를 전하기도 했다.
정 총리는 조만간 개각이 이뤄질 것임을 시사했다. 정 총리는 가변적인 상황을 언급하면서도 “개각은 작게 두 차례로 나눠 할 것”이라면서 “연말 연초보다 빨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 총리는 11일에는 부산 한국거래소를 방문해 핀테크 기업인을 만났다. 정 총리는 “풍부한 시중 유동성이 핀테크 등 신산업에 투자돼 국가경쟁력 제고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구축돼야 한다”면서 “국민이 금융산업을 신뢰하고 마음껏 투자하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