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그룹이 프리 IPO(상장 전 투자유치)에 나선 CJ올리브영의 지분 중 일부에 대해 인수를 검토한다.
11일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사업 협력 차원에서 CJ올리브영 소수지분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아직 지분 투자 규모 등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올리브영 프리 IPO 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가 지난달 진행한 예비입찰에서 IMM프라이빗에쿼티(PE)와 글랜우드PE, 한앤컴퍼니 등 복수의 재무적 투자자(FI)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정된 적격인수후보(쇼트리스트)에는 유통 대기업인 현대백화점도 포함됐다.
매각 대상은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17.97%)과 이 회장의 동생 이재환 CJ파워캐스트 대표(10.03%), 장녀 이경후 CJ ENM 상무(6.91%) 등 오너일가가 보유한 지분 일부다.
CJ올리브영은 오는 2022년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프리IPO를 추진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소수 지분 인수를 위한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아직 CJ 측에서 매각 대상 지분율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현대백화점은 10~20% 수준의 지분 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선 CJ올리브영 지분 중 CJ가 보유한 55.01%를 제외한 44.07% 규모의 오너일가 지분의 경우 매각 대상에 오를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그룹 지배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이선호 부장과 이경후 상무가 그룹 지주사인 CJ 지분을 추가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보유하고 있는 CJ올리브영 지분을 추후 CJ 주식과 교환하는 방식으로 활용될 수도 있지만, 이재현 회장으로부터 CJ 지분을 직접 증여받을 경우 구주매출을 통해 상속세 재원을 확보해야하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이 CJ올리브영에 지분 투자를 검토하는 것은 화장품 사업에 힘을 싣기 위해서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화장품을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올해 클린젠 코스메슈티칼의 경영권을 인수한 데 이어 지난 8월에는 계열사 현대HCN을 통해 SKC가 보유한 SK바이오랜드 지분 27.9%(경영권 포함)를 1205억원에 인수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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