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새롭게 내놓은 콘솔 '엑스박스 시리즈 엑스(XSX)'는 이전 세대 콘솔 '엑스박스 원' 출시부터 9년, 성능 강화버전인 엑스박스 원 엑스 출시 이후로 5년 만에 출시되는 콘솔이다.
한국은 1차 출시국에 들어 XSX를 가장 빠르게 즐길 수 있다. 권장 소비자 가격은 59만8000원이다. 저가형 엔트리 사양인 '엑스박스 시리즈 에스(XSS)'는 39만8000원이다.
XSX는 지금까지 출시된 콘솔 중 가장 강력한 하드웨어 스펙을 자랑한다. MS가 내세우는 슬로건도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콘솔'이다.
XSX에는 AMD의 RDNA2 기반 젠2 커스텀 프로세서가 탑재됐다. 12테라플롭스 연산 능력을 구현했다. 테라플롭스는 1초에 1조번 연산을 한다는 뜻이다. 이는 엑스박스 원의 8배, 엑스박스 원 엑스의 2배에 달하는 수치다. 2001년 슈퍼컴퓨터 1위인 ASCI 화이트가 이론상 최고 12테라플롭스 수준이었다. 소모 전력은 2800배 적다.
PC와 비교해도 최상위권에 근접한 수준이다. 엔비디아와 AMD가 같은 아키텍처를 사용하지 않아 직접 비교는 무리가 있지만 이전 세대 최상위 그래픽카드 RTX2080ti 13테라플롭스에 조금 못 미친다.
덕분에 XSX는 이전 세대 기기에서 4K해상도 30프레임으로 구동되던 게임을 보다 쾌적하게 즐길 수 있다. 동적 해상도나 동적 프레임 기반 퀄리티 모드에서 초당 60프레임으로 구동된다. 해상도도 고해상도로 유지된다. 최대 120프레임까지 소화한다.
램은 16GB를 장착했다. 저장 공간은 1TB NVme SSD을 탑재한다. 별도 확장 슬롯을 통해 외장 SSD를 추가할 수 있다. 용량 부족에서 벗어난다. SSD는 로딩 속도뿐 아니라 그래픽 품질도 한 단계 끌어올렸다. 하드웨어 가속 다이렉트X 기반 기술을 활용한 광원효과 묘사를 지원한다.
콘솔 전원을 꺼도 기존에 즐기던 게임을 로딩 없이 바로 이어서 할 수 있는 '바로 재개(퀵 리줌)' 기능도 제공한다. 4개의 다른 게임을 한 번에 실행할 수 있다.
게이머 사이에서 명품으로 통하는 컨트롤러는 그립감을 개선했다. 8방향 D패드는 약간 작아졌다. 포트는 USB-C를 적용했다.
하위호환은 완벽하다. 출시 초 다소 부족한 독점 라인업 공백을 달랠 수 있다. 단순 실행을 넘어서 4K 업스케일, 하이 다이내믹 레인지 렌더링(HDRR), 이방성 필터링(AF) 등이 적용된다.
플레이스테이션과 경쟁에서 고질적으로 열세를 드러냈던 독점작 부족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클라우드 구독형 게임서비스 '게임패스' '엑스박스 올 엑세스'를 선보인다.
게임패스는 매달 정해진 요금을 내고 라이브러리 게임을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는 서비스다. 게임패스 얼티밋 이용자는 콘솔과 PC, 모바일에서 구독형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이론적으로는 모든 플랫폼에서 동일한 게임 플레이 경험을 누릴 수 있다.
중량감이 떨지는 게임 라인업은 MS가 유명 게임사를 인수하고 있어 개선될 전망이다. MS는 '엘더스크롤' '프레이' 등으로 잘 알려진 베데스다 소프트웍스 모회사 제니맥스를 75억달러에 인수했다. 텐센트의 슈퍼셀 인수 금액 86억달러에 이은 두 번째 규모다. 베데스다가 개발 중인 '엘더스크롤6'를 비롯해 스타필드 등 주요 게임이 게임패스에 포함된다. 2018년 인수한 옵시디언, 인엑자일과 더불어 XSX에 강력한 RPG 라인업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 또 MS는 EA와 손잡고 게임패스에 EA 구독형 게임서비스 EA 플레이를 결합했다. 킬러타이틀 헤일로 시리즈는 내년 출시될 예정이다.
한국에서는 SK텔레콤이 대여형 서비스 엑스박스 올 엑세스를 선보인다. 매달 정해진 요금을 지불하고 2년간 XSX 또는 XSS를 대여할 수 있다. 게임패스 얼티밋을 동시에 이용할 수 있다. 아시아에서는 한국이 유일한 적용 국가다.
월 이용료는 XSX가 3만9900원, XSS가 2만9900원이다. SK텔레콤 이용자를 대상으로 선행 시행된다. 2021년 이후부터 타 이동통신사 이용자에게도 확대된다.
초기 이용자 반응은 좋은 편이다. 가성비와 정숙성이 좋은 평가를 받는다. 친구 목록, 게임 라이브러리, 스토어 등을 간편하게 탐색할 수 있는 사용자환경(UI) 레이아웃도 호평이다. 무엇보다 하이엔드 PC에 필적하는 로딩 속도로 쾌적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점이 높은 점수를 얻고 있다. '레드 데드 리뎀션2'을 로드하는데 엑스박스 원 X에서는 약 2분, XSX에서는 약 30초가 걸린다.
다만 강력한 하드웨어 기능을 체감할만한 신작이 적은 점, 엘리트 컨트롤러 요소가 빠진 패드 등은 아쉬운 점으로 지적된다. 독자 규격 SSD는 차후 다양한 제품이 나오기 전까지 고가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