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전환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이야기하며 연구에 집중한 지도 15년이 돼 간다. 재생에너지는 지구 어느 곳에서도 존재한다. 태양광 에너지뿐만 아니라 풍력 에너지도 광범위하게 분포하고, 사용 가능량도 무한대다. 석탄이나 석유와 대조되는 태양광과 풍력 에너지는 '오늘 사용한 만큼 내일 사용량이 줄어드는' 에너지원이 아니다.
에너지 전환의 핵심인 태양전지(PV)는 미국이 소련과 우주개발 경쟁을 벌이던 1960년대 인공위성의 동력이었다. 그러나 태양전지 기술은 너무 고가였기 때문에 다양한 방면에서는 사용되지 못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1973년 아랍제국에 의한 원유 금수 조치가 취해졌다. 에너지 안보에 대한 사회 불안이 고조됐고, 이를 배경으로 각국 정부나 민간기업은 태양광 기술 연구개발(R&D)에 많은 돈을 쏟아부었다. 그 결과 큰 폭의 효율 향상과 비용 삭감이라는 결실을 거뒀다.
〃1980년대 들어와 태양전지 보급이 더 활발하게 이어졌다. 이후 태양전지는 전화 중계용, 주요 도로의 비상전화용 전원 등에 응용됐다. 태양전지 용도와 관계없이 초기에 태양전지를 주도한 나라는 일본과 미국 기업들이었다. 1980년대 중반에 들어서면서 미국과 일본의 태양전지 생산량을 둘러싼 주도권 다툼에 독일이 가세했다. 그러나 21세기 초까지만도 세계 태양전지 생산량의 약 70%를 일본과 미국 기업이 독점했다.
이후 태양전지 수요가 급속히 확대되는 가운데 중국이 끼어들었다. 2006년부터 시작한 중국의 태양전지 산업 활성화는 세계 생산량을 크게 증대시켰고, 이는 가격 하락을 초래했다. 그 결과 오늘날 중국은 태양전지 생산 대국이 됐고, 세계 태양전지의 약 3분의 2를 제조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중국은 미국, 일본, 독일보다 더 많이 생산하게 됐다.
대략 2010년께 호주·인도 등 많은 국가에서 태양광발전을 하는 가운데 한국도 이에 뒤지지 않고 연구와 보급사업이 시작됐고, 최근에는 사회 논쟁거리가 될 정도로 많이 늘어난 추세다. 특정 지역에서는 거리 제한을 두는가 하면 일부 시민단체나 보수층의 태양광발전 반대 목소리가 있다. 그러나 반드시 가야 할 길이다.
세계 주요 선진국들이 탄소중립(넷 제로)을 지향한다. 탄소중립이란 탄소 순배출이 0인 상태를 뜻한다. 이에 비해 한국은 세계 일곱 번째로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나라다. 이제 우리나라는 탄소중립을 향한 경제 사회의 녹색 전환을 꾀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사람, 환경, 성장이 조화를 이루면서 국제사회에 책임을 다하는 '그린 선도 국가'로 도약하고자 한다. 그린뉴딜 목표는 넷 제로, 즉 탄소중립 사회다. 그린뉴딜은 탄소 의존 경제에서 저탄소·친환경 경제로의 전환이다. 이런 의미에서 그린뉴딜은 한국이 가야 할 필연의 길임을 강조하고 싶다.
태양광발전과 풍력발전 등이 돈이 된다는 소문에 부동산, 금융 분야에서 기술을 무시하고 값만 싸면 된다는 식의 '묻지 마 투자'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숨 고르기를 하면서 오는 2050년 탄소중립을 위해 체계화하고 안정화한 보급과 확산을 해야 한다.
〃한국의 경우 재생에너지 시설이 가능한 공간에 한계가 있다. 그래서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하고 그 시설들을 지역별로 분산시키는 마이크로 그리드를 확산해야 한다. 또 탄소중립이 확실하게 되도록 디지털 그리드를 도입해서 RE100을 하는 데 도움이 돼야 한다.
시간이 모든 것의 열쇠를 쥐고 있다. 기온상승은 이미 진행되고 있는 현상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대폭 감축해야 한다. 프랑스 파리에 있는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재생에너지 전반에 관해 보수주의 입장에서 예측해 왔지만 태양광 관련 예측은 계속 상향 수정하고 있다. 지난 2010년께 세계 최대 태양광발전소 규모가 스페인에 설치된 60㎿p(메가와트 피크)에서 캐나다의 80㎿p급이었으나 지금은 시설 용량이 수백 ㎿p급이 세계 곳곳에서 건설되고 있다. 한국에서도 100㎿p에서 현재는 단일 용량 300㎿p가 건설되고 있다.
가장 시급한 것은 태양광발전이 보조금 없이도 가정용·업무용·산업용 전기요금에 대해 가격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법과 제도 등을 만들어 가야 한다. 만약 분산형 전원으로 건물의 지붕이나 건물일체형(BIPV) 태양광발전 보급을 확산한다면 송전망을 통한 전력보다 더 저렴하게 될 것이다. 문제는 전력 요금 체계다. 한국의 경우 전력 요금이 미국이나 일본보다 너무 저렴해서 이를 현실화하기 전에는 한계가 있다.
오는 2050년에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화석연료와 이별하면서 에너지효율을 중시하고, 재생에너지 이용을 더 확대해 나가야 한다.
이순형 광주시 그린에너지기술분과 위원장 leehty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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