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칼럼]프랜차이즈로 제2의 도약 준비하는 LCK

[콘텐츠칼럼]프랜차이즈로 제2의 도약 준비하는 LCK

'2020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결승전에서 한국 프로리그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소속 팀 '담원 게이밍'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지켜봤다.

세계 최고 리그 자리를 내어준 지 3년 만의 우승이다. LCK는 10년 롤드컵 역사에서 총 6회 우승을 기록하며 e스포츠 종주국의 자존심을 지켰다. 내년 프랜차이즈 리그로 변화를 앞둔 LCK에 이번 우승은 더욱 값지게 다가왔다.

중국, 유럽 등 타 지역 프로리그와 비교했을 때 LCK에는 차별된 특징이 있다. 해외 시청자가 국내 시청자보다 두 배가량 많다는 점이다. LCK는 2020 서머 스플릿 기준으로 일 평균 순 시청자 수 403만명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67%인 270만명이 해외 시청자다. 기존 축구, 야구 등 국내 정통 스포츠에서 볼 수 없는 수치다. 국내 축구 팬들이 밤잠 설쳐 가며 EPL 리그를 지켜보듯 해외 e스포츠 팬들이 한국 LCK를 지켜보고 있다는 증거다. 그렇다고 국내 시청자가 적은 것도 아니다. LCK 서머 일 평균 국내 동시 시청자 수도 16만6000여명을 기록했다. 역대 최고 시청자 수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견고한 글로벌 팬덤을 보유한 LCK는 내년 프랜차이즈 리그로 변모하면서 제2의 도약을 앞두고 있다. 프랜차이즈는 리그와 팀이 파트너가 돼 공동체로서 리그 관련 의사결정을 함께 내리고 리그 수익을 공유하는 모델이다. 중국(LPL)·북미(LCS)·유럽(LEC) 리그가 프랜차이즈 모델을 운영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통해 e스포츠 리그와 팀은 장기 관점에서 안정된 팀 운영이 가능해진다. 승강제가 폐지돼 강등 걱정 없이 다양한 경기 전략을 테스트하며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프랜차이즈 스타' 발굴을 통해 수 세대가 함께할 수 있는 스포츠로 발돋움할 수 있다.

변화의 핵심은 '자생력'이다. 리그와 팀이 자생력을 갖춰 지속 가능한 e스포츠 리그를 만들어 간다. 20여년의 e스포츠 역사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새로운 e스포츠 문화를 만드는 첫걸음이다.

'스타크래프트'로 e스포츠를 처음 접한 세대의 자녀가 'LCK'를 콘텐츠로 즐기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구축하게 되면 야구나 축구와 같은 스포츠처럼 e스포츠도 수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리그 수익 대부분은 중계권료나 스폰서십을 통해 발생한다. 그렇기 때문에 LCK가 내수용 콘텐츠가 아니라는 점은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더욱더 짙다고 해석할 수 있다. LCK 성장 가능성에 주목한 국내외 유수 기업들은 이미 다양한 방식을 통해 스폰서십을 진행해 왔다. 맥도날드, 롯데제과, 틱톡 등이 서머 스플릿부터 공식 후원사로 합류했다. T1은 BMW, 하나은행과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스폰서십은 프랜차이즈 이후 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리그 운영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작업도 한창이다. LCK는 효율 높은 의사결정과 투명한 재정 확보를 위해 별도의 법인을 추진, 지속 가능한 e스포츠 생태계 구축에 집중할 예정이다.

프랜차이즈 시스템 도입으로 장기 관점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과 선순환 구조 정착을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 e스포츠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거론되고 한국e스포츠협회도 대한체육회 인정 단체가 되는 등 달라진 e스포츠 위상만큼 이제는 새로운 시각과 접근이 필요할 때다. e스포츠를 단순한 게임 문화로 볼 것이 아니라 스포츠 종목이자 이를 소비하는 소비자와의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으로 바라본다면 더욱 다양한 기회가 열릴 것이다.

오상헌 라이엇 게임즈 e스포츠사업본부 총괄 Kor-lckfranchise@riotga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