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가 2년 반 만에 2500선을 돌파했다. 코로나19 백신 기대감으로 외국인 매수세가 지수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16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54% 상승한 2507.46으로 출발해 장중 내내 강세를 보였다. 1.97% 오른 2543.03으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보다 0.52% 상승한 843.49로 출발한 후 0.98% 오른 847.33으로 장을 마치며 850선에 가까워졌다. 장중 2546.31(2.11%)까지 상승해 종가 기준으로 2018년 2월 1일(2568.54) 이후 2년 9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이 4602억원 순매수했고 개인과 기관이 각각 1610억원, 2762억원 순매도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109억원, 1035억원 순매수했고 개인만 1865억원 순매도했다.
이날 증시는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상승했다. 전기차, 5G 등의 시장 성장에 힘입어 내년 D램 시장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반도체 기업 실적이 성장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형성됐다.
지난 주말 펜실베니아와 애리조나 등에서 바이든 후보가 승리를 확정지으면서 미국 대선 불확실성이 해소됐고 화이자 CEO의 백신 개발 관련 언급도 증시 상승에 영향을 끼쳤다.
화이자 백신 영향으로 이날 증시는 항공 업종이 큰 폭으로 상승했고 조선, 반도체, 증권 등의 업종이 뒤를 이었다. 에어부산(29.91%), 아시아나항공(29.84%), 진에어(13.37%), 대한항공(12.53%) 등 항공업종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반도체 업종은 피에스케이(13.91%), 하나마이크론(11.67%), 네오셈(10.91%), 와이아이케이(9.58%) 등으로 호조를 보였다. SK하이닉스는 9.25% 상승했고 삼성전자는 4.91% 올랐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유럽의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이 신흥국 수입수요 확대라는 호재와 글로벌 경기 위축 야기라는 악재로 동시에 작용해 이번주 증시는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연준위원의 경제 전망 관련 발언이 매일 있어 그동안 외면해온 경기 위축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23개월여만에 1100원대에 진입했다.
원·달러 환율은 1110원대를 깨고 전 거래일보다 6.3원 내린 달러당 1109.3원에 마감하며 가파른 하락세를 이었다. 장중에는 1105원대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환율이 종가 기준 1100원대에 진입한 것은 2018년 12월 4일(1105.3원) 이후 23개월여 만이다.
미국 대선 불확실성 해소와 코로나19 백신 개발 기대감으로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개선돼 원화 강세를 이끌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환율 하락세가 과도한 수준이라는 정부 경고가 나오기도 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바이든 당선인이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내세운 점이 달러 약세 요인이고 미국과 중국 간 갈등도 완화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면서 원화 투자 심리가 더욱 강해졌다”고 분석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