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로봇 올림픽으로 불리는 '사이배슬론'에서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금메달과 동메달을 동시에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사이배슬론은 신체 일부가 불편한 장애인이 로봇과 같은 생체 공학 보조장치를 착용하고 겨루는 국제 대회다. 대회 주최 측은 지난 15일 “KAIST 공경철 교수가 개발한 '워크온 슈트4' 로봇을 착용하고 임무 6가지를 최고기록 3분47초에 마쳐 참가 12팀 중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사이배슬론 대회는 팔다리 절단 환자가 쓰는 로봇 의수, 로봇 의족과 휠체어 로봇, 자전거 로봇 등 6개 종목을 겨룬다. 웨어러블 로봇 부문으로는 기술난도가 가장 높다. 대회는 2016년에 처음 열렸다. 올해 5월 스위스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로 세계 33개 지역에서 따로 진행했다. 주최 측은 각국에서 보낸 경기 영상으로 순위를 매겼다.
KAIST는 2015년에도 인간형 로봇 '휴보'로 세계대회를 휩쓸었다. 미국 국방연구고등계획국(DARPA)의 로봇공학 챌린지 대회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다. 휴먼 로봇에 이어 웨어러블 로봇 부문까지 1위에 올라서면서 세계 최고 로봇 기술을 보유하고 있음을 세계무대에 알렸다. 연구용 시제품과 상용제품 기술은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잠재력은 세계 최정상임을 입증했다. 특히 웨어러블 로봇은 장애가 있는 사람이 실제 착용 후 승부를 겨뤄 사실상 상용화에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로봇 산업을 집중 육성해야 한다. KAIST를 비롯해 연구개발(R&D) 층이 두껍기 때문이다. 산업을 뒷받침할 저력이 충분하다는 이야기다. 산업용으로 시작한 로봇은 이제 가정에까지 파고들었다. 국제로봇협회는 최근 세계 산업용 로봇이 270만대 이상 보급됐으며, 가정용 로봇도 한 해 1700만대 이상 팔린다고 밝혔다. 웨어러블 로봇은 매년 41.2% 고속 성장하고 있다. 세계 시장 규모가 2017년 5억2830만달러에서 오는 2025년 83억달러로 커질 것이 전망된다. 한국은 세계 최고 기술력을 보유,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다행히 아직은 초기 시장으로 절대 강자도 없다. 세계 로봇 산업 주도권을 거머쥘 수 있도록 정부와 민간이 힘을 모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