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연구재단(이사장 노정혜)은 윤동기·김형수 한국과학기술원(KAIST)교수, 김봉수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팀이 커피 방울이 종이에 떨어지면 방울 끝으로 커피 알갱이가 모여 얼룩이 생기는 '커피링 효과'를 이용해 반도체 고분자 구조 배향을 조절했다고 17일 밝혔다.
배향은 분자가 일정한 방향으로 배열되는 것을 뜻한다. 한 방향으로 나란히 있을수록 배향도가 높으며, 배향에 따라 광학적, 전기적 성질이 다르다.
사물인터넷(IoT)용 유연소자는 유연한 유기반도체를 용액상, 액체상태에서 고체인 박막으로 패터닝하는 기술이 중요하다. 하지만 용매가 증발하면서 유기반도체 분자 배열이 달라질 수 있어 이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연구팀은 용매만 통과할 수 있는 소재로 만들어진 마이크로미터(㎛) 크기 공간 사이에 유기반도체 용액을 채워 넣고, 벽 사이 폭을 달리했을 때 용매 확산속도가 달라지는 점에 착안했다. 용매와 함께 움직이는 긴 사슬모양의 반도체 고분자가 벽에 수직, 수평방향으로 달라짐을 관찰했다.
그 결과 폭이 좁을수록 용매의 확산이 빨라지면서 빠르게 용매가 흡수되면서 채널에 수직한 방향으로 유기고분자가 배열했다.
실제 이를 이용해 만든 트랜지스터는 전하이동성을 좌우하는 '전기적 이방성'이 높게 나타났다. 고분자 사슬이 정렬되는 방향에 따라 고분자와 고분자 사이에 전하가 잘 이동할 수 있는 분자체의 실제적 거리가 가까워지면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연구팀은 기존 한 방향으로 배열된 유기반도체 고분자가 아니라 다양한 방향으로의 고분자 집합체 배향이 가능함을 보여, 향후 유기반도체가 활용되는 디스플레이 소자, 광학소자, 화학센서 등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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