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7일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실패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가장 뼈아픈 패착'이라며 사과했다. 최근 전월세 대란과 관련해선 LH(한국토지주택공사)나 SH(서울주택도시공사)가 확보한 주택을 내놓거나, 호텔방을 주거용으로 바꿔 전월세로 내놓는 방안 등을 금명간 정부에서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부동산 정책 실패를 묻는 질문에 “성공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뼈아픈 패착이었다”고 인정했다.
이 대표는 “가장 뼈아프게 생각하는 것은 사회 변화 속도를 정확히 예측하지 못했다”며 “작년 10월부터 올해 10월까지 1년간 통계를 보면 서울시 인구는 4만명이 줄었는데 가구수는 9만6000가구 늘었다. 가구 분리와 1인 가구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것에 대한 충분한 대비가 없었던 게 정부와 서울시의 큰 패착”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전세난과 관련해선 사과했다. 이 대표는 “주거 문제로 고통 겪으시는 국민 여러분께 정말로 죄송하다”며 “가슴 아프고 송구스럽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거라는 것은 다른 상품과 달리 특징이 있는데, 수요는 탄력적이고 공급은 비탄력적”이라며 “수요는 바로 생기는데 공급은 시간 걸린다. 전월세 임대차 어려움도 그런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요 변화에 부응하지 못했고, 또 하나 추가하면 계약 갱신이 늘어서 공급이 줄고, 그러다보니 수요자들이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대안으로는 △LH, SH가 확보한 매입주택과 공공임대 주택 등을 전월세로 내놓거나 △오피스텔 상가건물을 주택화해서 내놓거나 △호텔 중에서도 관광산업이 위축되다 보니 내놓는 경우가 있는데 호텔방을 주거용으로 바꿔서 전월세로 놓는 방안 등을 언급했다. 이 대표는 이 같은 방안을 포함한 공급강화 대책을 국토부에서 오늘내일 사이에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중대재해법)'에 대한 민주당의 입장이 오락가락 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오락가락 하지 않았다. 중대재해법, 공정경제 3법을 이번 정기국회에 처리한다는 원칙을 갖고 상임위원회에 위임하겠다고 했고, 그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대재해법은 하나의 법안만 있는 게 아니다. 의견이 다른, 쟁점이 포함된 몇 개의 법안이 있고 어차피 논의해야 힌다”며 “그 법과 저촉되거나 중복될 수 있는 다른 법이 있고 산업안전보건법도 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내년 부산시장 선거를 의식해 '김해신공항 백지화' 발표가 이뤄진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총리실 산하 검증위원회는 100% 민간으로 구성돼 총리실에서도 어떤 내용의 보고서가 나올지 모르고 있다. 정치적이란 건 옳지 않은 말”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김해신공항 계획에 대해 부울경에서 의문을 제기했고 쟁점 22개에 대해 검증한 결과 최종 결론이 그동안 유보적이었는데, 활주로 신설시 어떤 산을 깎냐 마냐 문제가 협의 대상이었는지 법제처 판단을 받아 검증위원회가 오늘 발표하게 된 것”이라며 “정치적 고려가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 대표는 내년 재보궐 선거를 두고는 “서울도 부산도 몹시 힘겨운 선거가 될 거라 전망한다. 조금의 방심도 해서는 안 되는 선거”라며 “서울과 부산에 미래비전을 제시하겠다. 그 비전을 구현할 방책까지 시민에게 내놓으면서 선택을 받겠다”고 말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