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7일 긴급재난지원금 미신청액이 2508억원이라는 보고를 받고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국민에게 감사를 표하라”고 지시했다.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전 국민에게 지원된 긴급재난지원금은 지난 8월 말 신청 및 지급이 끝난 뒤 미신청액이 2508억원으로 나타났다. 미신청액은 기부로 간주하는 '의제기부금'이다. 의제기부금이란 기부금으로 간주하는 돈을 뜻한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의제기부라고 할지라도 국민이 기부한 소중한 돈”이라며 “(홍 부총리, 이 장관 등에게)국민에게 감사를 표해 주시고, 좋은 목적으로 사용될 것이라는 점을 잘 알려달라”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부처 장관들의 보고에 세세한 질문을 곁들이며 특별 당부를 쏟아냈다.
박영선 중소벤치기업부 장관이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대해 설명하자, 기술 탈취 피해 기업 손해액 산정 기준과 애로 사항 등을 질문하며 입법과 시행령 준비에 고려하라고 했다.
서욱 국방부 장관이 군용 비행장 및 군 사격장 주변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소음 피해 보상금 지원 제도'를 도입하는 내용의 시행령안을 설명하자, '주한미군' 포함 여부, 포항 아파치 헬기사격장 문제 해결 여부 등을 질문하기도 했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문 대통령에게 두 개 질문을 받았다. 유해물질 사용제한 제품에 제습기와 러닝머신, 공유기 등 23종을 추가하는 내용의 시행령을 제안 설명하자, “시행령 이전에는 공백상태 아니였느냐” “성문법주의 문제”라는 등 지적을 쏟아냈다. 특히 신제품 개발속도 빠른 만큼, 뒤쫓아 규정을 만들며 '공백상태'를 야기하지 말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일부 지자체 수돗물 유충, 붉은 수돗물에 대해서도 “지자체만으로 대응하니 해결하는데 긴 시간이 걸린 것”이라며 “환경부도 지원해서 해결 시간을 단축하라”고 했다.
코리아 세일 페스타 성과 보고를 한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공식용어'를 사용하라는 지적을 받았다. 문 대통령은 “지역화폐라는 용어를 사용했는데 공식으로 사용하는 용어인가”라고 묻고 공식용어(지역사랑상품권)가 아니라는 답을 듣자 “(정부는) 공식용어를 쓰는게 바람직해 보인다”는 의견을 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질문하는 대통령'의 모습은, 이례적이라기보다는 일상적인 것”이라면서도 “국무회의 안건이 지난 회의에 비해 많은 편이 아니었는데도 문 대통령이 민생과 관련한 안건 하나하나를 세밀히 점검 확인하고, 당부하는 바람에 안건심의에만 1시간 이상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
재난지원금 미신청액 2508억 보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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