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이 KDB산업은행(이하 산은)과 투자합의서를 체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 작업에 착수했다. 산은이 8000억원을 지원하되 한진칼에 주요 경영사항 협의 의무를 부과했다. 주요 의무 사항을 위반할 경우 부과하는 5000억원의 위약금도 명시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칼은 이날 산은과 신주인수계약(5000억원) 및 교환사채 인수계약(3000억원)을 포함한 투자합의서를 체결했다.
산은은 투자합의서를 통해 한진칼에 여러 의무를 부과했다. 한진칼의 지분 10.66% 보유하게 되지만 경영진을 견제·감시할 구체적 수단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한진칼은 산은이 지명하는 사외이사 3인과 감사위원회 위원 등 선임해야 한다. 또 주요 경영사항에 대해 산은과 사전협의를 진행, 동의를 받아야 한다.
또 경영진 윤리 경영을 위한 윤리경영위원회를 주요 계열사에 설치하도록 했다. 경영평가위원회는 대한항공 경영평가를 주기적으로 실시하는 권한을 갖게 되고 한진칼은 이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 통합전략(PMI) 계획을 수립하고 이행할 책임도 부과했다. 한진칼이 대한항공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거나 처분하는 것도 금지했다.
투자합의서에 명시된 의무 조항을 위반할 경우엔 5000억원의 위약금과 함께 손해배상책임을 져야 한다고도 했다. 이를 담보하기 위해 대한항공 발행 신주에 대한 처분 권한 위임 및 질권을 설정할 의무 등도 삽입했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작업은 내년 6월께 마무리될 전망이다.
한진칼은 산은으로 8000억원을 지원받으면 내달 초 대한항공에 대여한다. 대한항공은 이를 기반으로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하는 3000억원 규모의 영구전환사채를 취득하고, 1조5000억원 규모의 신주 인수 계약금 3000억원을 지급한다.
대한항공은 내년 초 2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시행하고, 아시아나항공에 중도금 4000억원을 지급한다. 한진칼로부터 조달한 8000억원은 신주로 상환한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유상증자 잔금 1억5000억원을 내년 6월30일까지 납입해야 한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