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 신성철) 연구진이 인간-컴퓨터 상호작용 분야 최우수 국제학술대회 'ACM UIST 2020'에서 상위 1%에 주어지는 최우수논문상을 수상했다.
KAIST는 안드리아 비앙키 산업디자인학과 교수, 유능 석사과정 등이 참여한 연구팀이 가상현실(VR) 컨트롤러 '엘라스틱(ElaStick)'을 개발, ACM UIST 최우수논문상을 수상했다고 18일 밝혔다. 우리나라 주관기관이 이 상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엘라스틱은 컨트롤러의 휨 강성을 실시간으로 조절, 손에 쥐고 움직이는 가상 물체를 사실적으로 체험할 수 있게 한다. 휨 강성은 물체가 쉽게 휘어지는 것과 관련된 성질이다. 물체 길이가 길수록, 두께가 얇을수록 휨 강성이 작아 쉽게 휘어진다.
기존 VR 컨트롤러는 가상 물체 무게, 모양, 움직임 표현에 집중한다. 휘두를 때 발생하는 진동이나 갑작스럽게 움직임을 멈출 때 생기는 반동 등 휨 강성과 관련된 영역의 재현에는 제약이 따랐다.
연구팀은 모든 방향으로 휘어지는 구조물(쿼터니언 조인트)에 4개 케이블을 연결·조절해, 전체 컨트롤러 휨 강성을 조절할 수 있게 했다. 상황에 맞게 다양한 모양이나 크기를 갖는 가상물체를 쥔 것 같은 체험을 제공한다. VR 게임 속 손에 쥔 칼날 형태 등 물체의 미세한 차이까지 다르게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이 연구팀 설명이다.
연구팀은 사용자 연구로 엘라스틱의 촉감 경험이 VR 사실감, 몰입감, 즐거움을 향상시킴을 증명했다.
이는 VR 게임용 컨트롤러는 물론이고 강성 조절이 필요한 로봇 관절에도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안드리아 교수는 “미국 메사추세츠공대(MIT), 마이크로소프트(MS), 독일 막스 플랑크 연구소 등 저명한 대학과 기관이 수상한 바 있는 UIST 최우수논문상을 국내 최초로 수상하게 돼 매우 기쁘다”며 “향후 원격 로봇수술, 의료수술, 게임 등 다양한 가상 환경에서 상업적 활용 가치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ACM UIST 2020에서는 안드리아 교수팀 외에도 남택진 산업디자인학과 교수팀이 '어너러블멘션(Honorable Mention)' 논문상을 받았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