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자금을 예치하던 저축은행이 최근 금리인하를 공지, 근래에만 세 차례 여유자금을 옮겼어요. 저금리 기조에 0.1%포인트(P)라도 더 주는 은행에서 혜택을 받는 게 현명한 투자 아닐까요. 아직도 연 1.5% 이상 혜택을 제공하는 은행이 있어서 귀찮더라도 옮겨 다닐 예정이에요.”
18일 업계에 따르면 저금리 기조가 최근 저축은행까지 확대되는 가운데 0.1%P가 아쉬운 '금리 유목민'들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저축은행들이 모바일 플랫폼을 선보이면서 경쟁적 금리인상을 했지만, 유동성이 확보되면서 금리인하에 나선 여파다.
A저축은행 관계자는 “금리변화에 고객 유입이나 유출 등 현상이 일부 포착되고 있다”면서 “비중이 크진 않지만, 조금이라도 더 금리혜택을 보기 위한 소비자들 움직임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저축은행들의 수신금리 인하가 본격화하고 있다. 상상인저축은행은 오는 19일부터 뱅뱅뱅스마트뱅킹의 뱅뱅뱅보통예금 금리를 연 1.6%에서 연 1.5%로 0.1%P 낮춘다. 이번 금리인하는 보름 만에 단행된 것으로, 상상인저축은행은 해당 상품의 금리를 지난 4일 0.1%P 내린 바 있다.
다른 저축은행도 다르지 않다. SBI저축은행은 사이다뱅크의 입출금통장 금리를 지난달 22일부터 연 1.5%에서 연 1.3%로 0.2%P 낮췄다. 앞서 SBI저축은행은 지난 7월 10일에도 입출금통장 금리를 0.2%P 낮췄다.
저축은행들이 금리인하에 나서면서 금리변화에 민감한 이른바 '금리 유목민' 발걸음도 빠르다. 실제 온라인에서는 금리인하에 따른 다른 저축은행을 추천해달라는 요청도 빗발친다.
이는 저금리 기조에 확대된 여파가 크다. 한국은행의 '2020년 9월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은행 저축성수신금리는 9월 기준 0.88%로 집계됐다. 전월대비 7bp(bp=0.01) 상승했지만, 여전히 0%대에 머물러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이 저금리 기조에 발생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이런 추세가 장기화할 경우 증권시장까지 영향이 확대될 가능성도 전망했다.
정훈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저금리 기조에 원금이 보장되면서도 1금융권보다 금리가 높고, 입출금 편의성까지 확보돼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 “주식투자나 레버리지 이런 분야 투자로 향후 옮겨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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