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외식 대신 집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집밥족'이 늘면서 밥솥이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해피콜이 주방용품 사용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의 14.2%가 세끼 모두 집밥을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 증가한 수치다. 외식빈도가 가장 높은 20~30대 미혼가구도 39.1%가 하루 1~2회 집밥을 먹어 말 그대로 '집밥 전성시대'다.
집밥 인기에 맞춰 가정간편식과 양념, 식음료 시장도 함께 커지고 있다. 전기밥솥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오히려 밥심으로 사는 한국인에게 밥솥은 '생명과도 같은' 존재다. 밥솥업계를 대표하는 쿠쿠전자는 지난 7월 전기압력밥솥 온라인 판매량이 지난해 동기보다 56% 증가했다. 프리미엄 밥솥인 트윈프레셔도 같은 기간 89%나 뛰는 등 중흥기를 맞고 있다.
기술 진화도 거듭되고 있다. 밥맛을 좋게 하는 기능 개선은 물론이고, 죽이나 찜, 빵을 만드는 만능 요리 기능도 추가되는 중이다. 저당밥솥도 새롭게 선보이고 있다. 탄수화물에 포함된 성분인 당질은 줄이되 달달한 밥맛은 그대로 살린 밥솥으로 다이어터나 당 수치를 관리해야 하는 사람에게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IH압력밥솥 차진 밥맛, 한국인을 사로잡다
밥솥은 취사방식에 따라 식감이 다르다. 밥솥 하단 열판을 가열해 밥을 짓는 비압력밥솥은 대개 밥이 고슬고슬하다. 하단 열판에 압력 장치가 추가된 열판압력밥솥으로 지은 밥은 상대적으로 부드럽다. 이에 비하면 IH압력밥솥 밥은 차지다. 코일을 통해 내솥 자체가 통가열되는 전자유도가열 방식으로 열 대류가 활발해 딱딱한 곡물도 잘 익는다. 취사시간도 가장 짧아서 비압력밥솥 대비 35%가 빠르다.
IH압력밥솥은 프리미엄 제품으로 고가에 속하지만 일반 가정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식이다. 가격비교사이트 다나와에서 제공하는 소비형태통계시스템 다나와리서치에 따르면 최근 1년간 판매된 전기밥솥 가운데 IH압력밥솥이 53%나 된다. 다음은 열판압력밥솥으로 19%, 비압력밥솥이 11% 점유율을 나타냈다.
이는 차지면서 쫀득쫀득한 IH압력밥솥의 밥맛이 한국인 식성에 가장 잘 맞기 때문이다. 여기에 부가기능과 밥짓기 모드가 다양한 것도 IH압력밥솥 인기비결로 꼽힌다.
밥솥은 보통 4인용, 6인용, 8인용, 10인용이 있다. 일반적인 취사 양이 아니라 최대 취사 용량이다. 6인용이라고 하면 최대 6인분까지 밥을 지을 수 있지만 2인 가족에 적합한 사이즈다. 용량이 클수록 한번에 밥을 많이 지을 수 있어 편하지만 밥맛은 떨어진다.
이 중 잘 나가는 것은 6인용과 10인용이다. 최근 1년간 판매된 밥솥 중 가장 많은 44%가 6인용이고, 10인용 37%, 3~4인용 11% 순으로 나타났다. 6인용과 10인용을 합하면 80%가 넘는다.
◇당질저감밥솥 관심 커져
취사기능별로는 2기압취사가 가능한 압력밥솥이 인기가 좋아서 전체 판매량의 52%가 2기압취사를 지원했다. 2기압취사는 2기압 고압력을 통해 열대류가 활발해져 밥맛이 좋아진다.
이외 밥맛조절기능이 있는 제품이 25%, 무압취사 밥솥도 11% 팔렸다. 무압취사는 취사시 추가 압력이 없는 무가압 상태를 유지시켜줘 촉촉하고 고슬고슬한 밥맛을 구현해 준다.
판매량 점유율은 3%가 채 안되지만 냉동보관밥이나 당질저감, 나노알파히팅시스템, 알파백미모드는 새롭게 부상하는 기능이다. 냉동보관밥 메뉴로 취사하면 냉동보관을 하다가 해동을 해도 갓 지은 밥처럼 고슬고슬한 밥맛을 즐길 수 있다. 당질저감 기능은 밥을 짓는 과정에서 당 성분을 줄여주는 것으로 티케이케이 미니쿡(TKC-550)과 요아이(YRC-201FWH) 밥솥이 미니저당밥솥으로 반응이 좋다. 소형밥솥이어서 캠핑용으로도 많이 쓰이고 있다.
티케이케이 미니쿡은 2~3인용으로 탄수화물에 포함된 당질을 최대 49%까지 줄여준다. 내솥 안에 당질저감 전용 트레이(받침)가 있으며, 밥을 짓고 나면 당이 포함된 물이 내솥 아래 남게 된다. 24시간 예약 및 보온이 되며, 8가지 취사모드를 지원한다. 찜트레이를 쌀 위에 놓으면 취사하면서 동시에 반찬도 만들 수 있다. 미니멀 디자인이 돋보인다.
요아이 저당밥솥은 상단에 트레이가 있고, 밥솥 아래에 밥이 지어지게 된다. 전분 함량을 29% 줄일 수 있다. 밥과 국을 동시에 끓일 수 있어 바쁜 아침시간에 편리하다. 3~4인용 밥솥으로 사이즈가 아담하고, 화이트 색상이 깔끔하다.
김정희기자 jha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