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증시 기대감에 사상 최대 예탁금 경신

(출처=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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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랠리에 이은 '백신 랠리' 효과로 증시 예탁금이 사상 첫 63조원을 돌파했다. 백신 개발이 가시화되고 미국 대선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내년 코스피가 최고 2900포인트까지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감도 형성됐다. 연일 외국인 매수세까지 더해지면서 연말 증시 방향에 이목이 집중된다.

19일 금융투자협회 집계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13일 56조6781억원에서 16일 62조8397억원으로 급증했다. 17일은 63조1078억원으로 소폭 더 상승하며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펄펄 끓은 증시 열기로 투자자예탁금은 빠르게 증가했다. 코로나19로 증시가 폭락한 후 개인투자자 자금이 빠르게 유입해 지난 2월말 기준 예탁금이 31조원에서 7월말 47조원으로 폭증했다.

하반기에는 기업공개(IPO) 대어들이 잇달아 상장에 나서면서 거액의 예탁금이 다시 증시로 몰렸다. SK바이오팜이 상장한 7월 말 기준 예탁금은 47조7863억원이었고 카카오게임즈 상장 전 효과와 증시 상승에 힘입어 예탁금이 8월 60조원대까지 치솟기도 했다. 10월 상장한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대한 기대감으로 10월에는 예탁금이 58조원대까지 증가하기도 했다.

지난달 증시 변동성이 높아지고 빅히트 상장 후 주가 흐름에 대한 실망감으로 예탁금이 47조원대로 떨어지기도 했지만 50조원 초반대를 꾸준히 유지했다. 이달 초 미국 대선이 시작하면서 예탁금이 빠르게 증가하기 시작해 11월 2일 53조원에서 17일 63조원까지 급증했다.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하는 신용거래융자도 다시 증가해 최고치를 향하고 있다.

신용거래융자 최고 기록은 17조9023억원(9월 17일)이었다. 지난달과 이달은 신용거래융자 규모가 대체로 16조원 중반을 유지했으나 이달 중순에 접어들면서 17조원대로 부쩍 증가했다. 17일 기준 신용거래융자는 17조2441억원이다. 유가증권 8조5585억원, 코스닥 8조6389억원으로 양 시장 모두 나란히 증가했다.

최근 금융투자 시장에는 내년 증시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됐다. 내년도 코스피 전망을 최대 2900포인트까지 내다보는 분석도 나왔다.

SK증권이 최대 2900포인트로 가장 높은 수치를 제시했다. 삼성증권 2850, NH투자증권과 메리츠증권이 2800, 신한금융투자와 KB증권이 2750을 상단으로 봤다.

이들이 증시 추이를 높게 전망한 이유는 국내 경기 회복이 주효했다. 코로나19 여파로 2분기 상장사 실적이 고꾸라졌지만 2분기에 이어 3분기에 두 자릿수로 영업이익을 회복하는 등 빠르게 실적이 개선됐다. 백신 개발에 따른 경제 정상화 기대감,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지원 등도 긍정적 전망을 뒷받침하는 요소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내년 코스피 전망을 2700~2900포인트,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7%로 제시한다”며 “제로금리 환경이 이어지고 경기회복 국면에 진입한데다 백신 개발도 가까워져 선진국은 내년 말 이후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고 신흥국은 코로나 상황과 정책 등에 따라 차별적으로 회복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