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으로 세계가 '성곽시대'에 진입했다.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무역기술장벽(TBT)을 활용하는 국가가 늘면서 우리 수출 근간을 흔든다.
정부는 수출국의 불투명한 규제, 급박한 시행일 등으로 애로를 겪는 우리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선제적·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TBT를 극복한 국내 기업들의 실제 사례와 우리 정부 및 관련 기관들의 노력을 3회에 걸쳐 살펴본다.

“국가기술표준원(국표원)이 각국 수출 규제 정보를 피드백하고 있어 수출 타격이 없다.”
신승환 경동나비엔 규격팀장은 TBT를 극복하는 데 국표원의 도움이 컸다고 말했다. TBT는 수출에 영향을 미치는 시험검사, 인증제도, 규격 등을 의무화한 것이다. 환경 규제와도 맞물린다.
국표원은 현재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 등 협회 및 시험인증기관 등과 TBT 대응 컨소시엄을 구성해 TBT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신 팀장은 “과거 국가별 TBT 정보 모니터링에는 한계가 있었다”면서 “지금은 국표원 TBT 포털사이트 등에서 실시간으로 새로운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TBT 규제 강화는 세계적 추세다. 유럽연합(EU)과 중국, 러시아 등 주요국 대부분이 '전기전자제품 유해물질 사용제한 지침(RoHS)'를 운용한다. 특히 EU는 내년 1월부터 '스킵(SCIP) 데이터베이스'라는 새 규제를 시행할 예정이다. 각 수출 제품이 균질재질별로 고위험성 우려물질을 0.1% 이상 함유하면 스킵 데이터베이스(DB)에 신고하는 것이 골자다.
신 팀장은 “각국 TBT 정책과 관련 법안 발의 및 진행 상황 등에 따른 규제 품목 가감 현황을 전기전자 분야 창구인 KEA에서 전달받고 있다”면서 “궁금한 내용을 질문하면 빠르게 답변하기 때문에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무역기술장벽을 넘다] <상> 경동나비엔, 美·러 수출규제 피한 비결은?](https://img.etnews.com/photonews/2011/1358095_20201123171934_138_0003.jpg)
경동나비엔은 30여개국에 제품을 수출한다. 주요 품목인 콘덴싱 온수기와 보일러는 미국 점유율 1위다. 러시아에서도 비슷한 실적을 내고 있다. 작년 기준 매출 7700억 가운데 50%를 해외에서 올렸다. 각국 수출규제에 예민할 수밖에 없다.
신 팀장은 “TBT를 어기면 브랜드 이미지에 큰 타격을 받는다”면서 “각국 현지 법인에서 환경 규제 관련 정보를 집중 수집하고 있지만, 부족하거나 유권 해석 등이 필요한 부분 등을 국표원과 KEA가 보완한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 수출 과정에서는 KEA의 도움을 받았다. 중국이 새롭게 발표한 휘발성유기화합물(VOC) 배출 허용값 관련 국가표준 규제품목에 접착제와 인쇄용 잉크류 등이 포함됐지만 완제품포함 여부를 해석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KEA는 경동나비엔과 중국검험인증그룹(CCIC) 코리아를 연결, 명확한 내용을 파악하도록 지원했다.
신 팀장은 “KEA가 대변인 역할을 해주기 때문에 수출 대응이 용이해졌다”면서 “대·중견·중소기업 간 TBT 세미나 등이 한층 활발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