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이치피엠(HPM)글로벌은 식품 포장용 용기인 '레토르트 파우치'를 만들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올해 상반기 매출이 작년보다 60% 늘었습니다. 수출 대상국 규제를 파악하고 기술을 개발한 것이 도움이 됐습니다.”
임광빈 에이치피엠글로벌 이사는 레토르트 파우치 수출 증가로 지난 상반기 회사 매출이 대폭 증가했다고 밝혔다. 레토르트 파우치는 살균 가능한 내열성 식품포장용 용기다. 가볍고 열 처리량이 적어 즉석 식품에 다방면으로 활용된다. 최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간편하면서 위생적인 레토르트 파우치 활용이 크게 늘었다.
임 이사는 “레토르트 파우치는 통조림보다 가볍고 유연하게 저장할 수 있어 미군에서는 전투식량으로도 활용한다”면서 “코로나19로 비대면이 주목받고, 각국 정부가 구호물자용으로 가공 포장 식품을 선호하면서 매출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에이치피엠글로벌은 식품포장지 및 식품포장기계 제조 기업이다. 레토르트 파우치를 주력 품목으로 세계 20여개국에 수출한다. 전체 매출 90%를 해외에서 기록하고 있다. 때문에 세계 무역기술장벽(TBT)을 수시로 파악해야 한다. 그러나 직원 100명이 안 되는 중소기업이라 한계가 있다.
에이치피엠글로벌은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에서 시행 중인 TBT 대응 지원서비스를 활용, 레토르트 파우치 규제에 선제 대응할 수 있었다. 국표원 기술규제정책과는 WTO 회원국이 TBT를 통보하면 업종별 협·단체 및 인증기관으로 구성된 TBT 대응 컨소시엄에서 TBT 정보를 분석해 수출기업에 제공한다.
에콰도르 기술표준원(INEN)은 2014년 '신축성이 있는 레토르트 포장'에 대한 강제 규제를 2015년부터 시행하겠다고 세계무역기구(WTO)에 통보했다. 이 규제에는 25~30psi 압력으로 30초 이상 내압강도 테스트를 견뎌야 한다는 조항이 있다. 당시 국내 포장지 업체들은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에이치피엠글로벌은 화학분야 TBT 대응 창구로 지정된 한국정밀화학산업진흥회에서 에콰도르 레토르트 파우치 규제에 관한 정보를 획득했다. 이후 규제를 극복할 수 있도록 제품개발을 지원하는 무역환경변화대응사업에 참여, 독자 기술로 에콰도르 기술 규제 물성 조건을 충족하는 제품을 개발했다. 레토르트 파우치 경화 시간을 줄여 원가를 절감하는 등 기술 개발에 따른 부수효과도 얻었다.
임 이사는 “개발 제품은 브라질, 멕시코 등에 수출 중”이라면서 “기술규제 조건을 만족하지 못하면 수출이 어려울 수 있었지만, 즉각적으로 정보를 입수해 대응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에이치피엠글로벌은 국내 수출 중소기업이 TBT 규제를 빠르게 파악하기 위한 정부 차원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이사는 “실질적으로 중소기업에서 규제를 해결하기에는 자금과 전담대응 인력이 부족하다”면서 “관련 산업별로 중요한 핵심 규제를 정부에서 선제 조사하고 중소기업에 전파되는 기능이 더욱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