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기술장벽을 넘다]<2> 에이치피엠글로벌, 에콰도르 포장지 규제 기술개발로 대응

임광빈 에이치피엠(HPM)글로벌 이사가 지난 19일 경기 안성시 일죽면 안성공장 사무실에서 무역기술장벽(TBT) 대응 사례에 대해 인터뷰하고 있다.
임광빈 에이치피엠(HPM)글로벌 이사가 지난 19일 경기 안성시 일죽면 안성공장 사무실에서 무역기술장벽(TBT) 대응 사례에 대해 인터뷰하고 있다.

“에이치피엠(HPM)글로벌은 식품 포장용 용기인 '레토르트 파우치'를 만들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올해 상반기 매출이 작년보다 60% 늘었습니다. 수출 대상국 규제를 파악하고 기술을 개발한 것이 도움이 됐습니다.”

임광빈 에이치피엠글로벌 이사는 레토르트 파우치 수출 증가로 지난 상반기 회사 매출이 대폭 증가했다고 밝혔다. 레토르트 파우치는 살균 가능한 내열성 식품포장용 용기다. 가볍고 열 처리량이 적어 즉석 식품에 다방면으로 활용된다. 최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간편하면서 위생적인 레토르트 파우치 활용이 크게 늘었다.

임 이사는 “레토르트 파우치는 통조림보다 가볍고 유연하게 저장할 수 있어 미군에서는 전투식량으로도 활용한다”면서 “코로나19로 비대면이 주목받고, 각국 정부가 구호물자용으로 가공 포장 식품을 선호하면서 매출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에이치피엠글로벌은 식품포장지 및 식품포장기계 제조 기업이다. 레토르트 파우치를 주력 품목으로 세계 20여개국에 수출한다. 전체 매출 90%를 해외에서 기록하고 있다. 때문에 세계 무역기술장벽(TBT)을 수시로 파악해야 한다. 그러나 직원 100명이 안 되는 중소기업이라 한계가 있다.

에이치피엠글로벌은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에서 시행 중인 TBT 대응 지원서비스를 활용, 레토르트 파우치 규제에 선제 대응할 수 있었다. 국표원 기술규제정책과는 WTO 회원국이 TBT를 통보하면 업종별 협·단체 및 인증기관으로 구성된 TBT 대응 컨소시엄에서 TBT 정보를 분석해 수출기업에 제공한다.

에콰도르 기술표준원(INEN)은 2014년 '신축성이 있는 레토르트 포장'에 대한 강제 규제를 2015년부터 시행하겠다고 세계무역기구(WTO)에 통보했다. 이 규제에는 25~30psi 압력으로 30초 이상 내압강도 테스트를 견뎌야 한다는 조항이 있다. 당시 국내 포장지 업체들은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에이치피엠글로벌은 화학분야 TBT 대응 창구로 지정된 한국정밀화학산업진흥회에서 에콰도르 레토르트 파우치 규제에 관한 정보를 획득했다. 이후 규제를 극복할 수 있도록 제품개발을 지원하는 무역환경변화대응사업에 참여, 독자 기술로 에콰도르 기술 규제 물성 조건을 충족하는 제품을 개발했다. 레토르트 파우치 경화 시간을 줄여 원가를 절감하는 등 기술 개발에 따른 부수효과도 얻었다.

임 이사는 “개발 제품은 브라질, 멕시코 등에 수출 중”이라면서 “기술규제 조건을 만족하지 못하면 수출이 어려울 수 있었지만, 즉각적으로 정보를 입수해 대응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에이치피엠글로벌은 국내 수출 중소기업이 TBT 규제를 빠르게 파악하기 위한 정부 차원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이사는 “실질적으로 중소기업에서 규제를 해결하기에는 자금과 전담대응 인력이 부족하다”면서 “관련 산업별로 중요한 핵심 규제를 정부에서 선제 조사하고 중소기업에 전파되는 기능이 더욱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