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CPTPP 가입 서둘러야 한다

[사설]CPTPP 가입 서둘러야 한다

중국이 포괄·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가입하겠다고 정식 입장을 밝혔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최근 폐막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출범을 환영한다”면서 “CPTPP에도 가입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주요 외신은 미국의 조 바이든 신정부가 출범에 맞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탈퇴한 CPTTP 가입을 다시 논의할 것이며, 중국은 미국과 싸우기보다 협력해야 한다는 화해 기조를 보여 준 것이라고 촌평했다. 이에 앞서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아세안) 15개국을 묶는 RCEP가 정식 출범했다. 알려진 대로 RCEP는 중국 주도로 출범한 경제 협력 기구다.

정확한 중국의 의도는 알 수 없다. 미국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탈퇴했지만 여전히 결성을 주도한 국가다. 속내를 파악하기는 시간이 필요하다. 문제는 한국이다. 한국은 아직은 CPTTP 가입과 관련해 어정쩡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청와대 강민석 대변인은 RCEP 출범 당시 브리핑에서 “RCEP과 CPTPP는 대립이나 대결 관계가 아닌 상호보완 관계”라고 강조하면서도 TPP 관련해서는 “바이든 당선자가 아직 CPTPP 참여와 관련해 입장을 내지 않았다”면서 “필요하다면 들어갈 수 있겠지만 지금 결정한 시기는 아닌 것 같다”고 언급했다.

중국까지 입장을 표명한 상황에서 한국도 서둘러야 한다. 두 협정 모두 다자무역 체제를 지향한다. 국익에 부합한다면 한국이 망설일 이유가 없다. 실익이 있는지 여부만 따지면 된다. 단순히 계산해도 TPP는 RCEP만큼은 아니겠지만 분명히 경제 효과가 있다. 개방형 경제를 추구하고 수출이 주력인 입장에서는 나쁠 게 없다. RCEP보다는 규모가 작지만 손해 볼 게 없다. 이미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아세안 7개국이 모두 협정에 참여하고 있다. 한국만 유독 TPP에 관심이 적었다. RCEP가 정식 출범하고 중국까지 가입 의사를 밝힌 상황에서 한국도 적극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미국, 중국과 같은 강대국의 의지와 관계없이 실익이 있다면 가입을 서둘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