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닷컴이 올 상반기 계획했던 물류시설 투자액을 하반기 들어 절반 이상 삭감했다. 당분간 물류센터 추가 확장이 어렵다는 판단이다. 당초 목표했던 2023년 거래액(GMV) 10조원 달성에도 제동이 불가피하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SSG닷컴은 2022년까지 3년간 물류시설 신규 확충에 3698억원을 투자하겠다고 공시했다. 상반기만 해도 총 1조857억원의 투자계획을 세웠던 것과 비교하면 66% 감소했다.
목표 거래액 달성을 위해 2022년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네오) 추가 설립을 위해 잡아놨던 7182억원 규모의 투자금도 2206억원으로 대폭 줄였다. 대규모 온라인 물류센터 한 개를 짓는데 3000억원 이상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해당 기간 물류센터 확충이 어렵다는 의미다.
SSG닷컴은 현재 김포와 보정 등 3곳에서 전용 물류센터를 운용 중이다. 하남 등 수도권 동부권에 4번째 물류센터 설립을 추진했지만 지역 주민 반대해 부딪혀 무산됐다. 전국 11개까지 확대해 전국 단위 새벽배송 권역을 확보하겠다는 청사진에 제동이 걸렸다.
온라인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사업 계획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밀려드는 주문량을 소화하기 위한 케파(CAPA) 확장이 시급한 상황에서 증설이 지연된 물류센터 대신 이마트 P.P(Picking& Packing) 센터 확장에 주력할 전망이다.
현재 SSG닷컴의 일평균 처리 물량 13만건 중 40%에 달하는 5만2000건을 이마트 PP센터를 통해 처리하고 있다. 기존 점포를 활용하기 때문에 투자 대비 효율을 높일 수 있다. SSG닷컴은 이마트 매장 비식품 재고를 줄인 공간을 PP센터 활용하는 전환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폐점 매장을 물류센터로 활용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지난해 문 닫은 이마트 서부산점을 온라인 물류센터로 전환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수도권에 한정된 새벽배송 권역을 영남권까지 넓힐 수 있다.
이번 투자비 절감이 흑자 전환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SSG닷컴은 재무적투자자(FI)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와 블루런벤처스(BRV)로부터 1조원 투자를 유치하면서 위약매수청구권(풋백옵션)을 체결했다. 약정에 따르면 SSG닷컴이 2023년까지 거래액 요건 또는 기업공개(IPO)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FI들은 이마트와 신세계에 풋백옵션을 요구할 수 있다.
SSG닷컴이 2023년까지 달성해야 하는 거래액 목표치는 10조원이다. 올해 3분기 누적 거래액은 2조8290억원이다. 전용센터 확장 없이는 목표 거래액 달성이 쉽지 않다. 다만 실적 턴어라운드에는 가까워졌다. 실제 SSG닷컴 영업손실 규모는 1분기 197억원, 2분기 137억에서 3분기에는 31억원으로 대폭 줄었다. 4분기 첫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SSG닷컴 관계자는 “대내외 환경 변화에 따라 사업 시점에 변동은 있겠지만 전용 물류센터를 확충해 나가겠다는 사업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온라인 배송시장에 우위를 점하기 위한 투자는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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