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가 연말 출시를 앞둔 두 번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V70' 신차용(OE) 타이어 공급사로 '브리지스톤'과 '미쉐린'을 선정했다.
한국·금호·넥센 등 국산 타이어 3사는 제네시스 라인업에 신차용 타이어를 1종도 공급하지 못하게 됐다. 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시장이 어려운 상황에 안방에서 생산되는 고급차 물량조차 모두 수입 타이어에 내준 셈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제네시스 GV70 신차용 타이어는 일본계 브랜드 브리지스톤, 프랑스계 브랜드 미쉐린을 장착해 출고된다. 브리지스톤은 18인치 규격(225/45R18), 미쉐린은 19인치 규격(225/40R19)와 21인치 규격(255/40 R21)을 각각 납품한다.
가장 기본이 되는 18인치는 브리지스톤 '듀얼러 H/P 스포츠' 제품으로 사계절용 트레드 패턴과 런플랫 기능을 갖췄다. 이 제품은 BMW X3 신차용 타이어로 선정될 만큼 국내외 시장에서 성능을 입증했다. 19인치는 미쉐린 '파일롯 스포츠'가 들어간다. 미쉐린 대표 제품인 파일롯 스포츠는 다양한 날씨와 노면 환경에서 우수한 제동력과 접지력, 내구성을 갖춰 주로 메르세데스-벤츠와 포르쉐 등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신차용 타이어로 사용한다.
GV70은 GV80보다 역동적 주행 감성을 지닌 고성능 SUV를 지향하는 만큼 노멀과 스포츠 두 가지 버전으로 판매 예정이다. 타이어 역시 동일 규격이라도 주행 성향에 따라 두 가지 다른 타이어 제품이 들어간다. 가장 높은 등급인 21인치 타이어는 노멀에 승차감과 정숙성을 중시하는 제품인 '미쉐린 프라이머시 투어', 스포츠에 고성능차 전용 제품인 '파일롯 스포츠 4 SUV'가 장착된다.
GV70 수입 타이어 탑재로 제네시스는 전 차종에 수입 타이어만을 쓰게 됐다. 차종별로 브리지스톤과 미쉐린, 피렐리, 콘티넨탈 4개 브랜드 제품을 공급받고 있다. 한국·금호·넥센 타이어 3사가 고성능 타이어를 내세워 해외로 공급처를 확대를 꾀하고 있지만, 국내에선 제네시스 수주에 모두 실패했다. 올해 들어 10월까지 제네시스 내수 판매량은 8만6700여대에 달한다.
현대차그룹의 수입 타이어 채택 비중은 해마다 확대되고 있다. 제네시스가 한국타이어 품질 불량 리콜을 계기로 전량 수입 타이어로 갈아탄 데 이어 작년 현대차가 신형 쏘나타를 출시하면서 LPG를 제외한 전 트림에 굿이어, 미쉐린, 피렐리를 채택했다. 기아차도 올해 신형 카니발을 내놓으면서 굿이어와 콘티넨탈을 기본 장착했다.
앞으로 현대차그룹 수입 타이어 비중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내년 출시할 '아이오닉 5' 등 차세대 전기차에도 수입 타이어 채택이 유력하다. 전기차 개발에 있어 타이어는 에너지 효율과 소음 측면에서 기존 내연기관차보다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현대차그룹은 약 3년 전부터 수입 타이어 기술 제휴를 본격화했다. 현대차는 2017년 11월 미쉐린과 기술 제휴를 맺고 차세대 전기차, 제네시스 전용 타이어 개발에 협력해왔다.
타이어 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타이어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가 높게 나타나면서 수입 타이어 브랜드들과 현대차그룹 협력이 확대되고 있다”면서 “신차용 타이어 공급이 늘어남에 따라 향후 교체용 타이어 수요도 빠르게 흡수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