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올해 역성장에서 벗어나 내년에 3.2%를 기록할 것이란 국책연구기관의 전망이 나왔다.
코로나19 불확실성은 이어지겠지만 점진적 내·외수 개선과 올해 역성장에 따른 기저효과, 반도체 등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의 수출 호조로 성장률이 회복될 것으로 분석됐다.
산업연구원은 25일 '2021년 경제·산업 전망'을 발표하고 우리나라의 내년도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3.2%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전망치는 -0.9%로, 지난 6월보다 1.0%포인트(P) 낮췄다.
이 같은 전망은 수출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내년도 우리나라 수출은 5608억달러로, 올해 대비 11.2%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각국의 코로나19 대응력 강화와 백신 보급 주요국의 경제가 회복하면서 우리나라 수출도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홍성욱 산업연 연구위원은 “백신이 개발되면서 코로나19가 상당 부분 억제된다는 것을 가정했다”면서 “긍정적 시나리오보다는 중립적 관점에서 본 중간 정도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미국 경제는 정부 재정 부양정책과 연방준비제도(Fed) 저금리 기조로 고용 여건이 개선되고, 유럽과 일본 역시 코로나19 영향 완화에 따라 내수가 안정될 것으로 예측했다. 우리나라 제1수출국인 중국의 경제 연간 성장률은 약 8%대의 빠른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부문별로는 산업 대부분의 내년 상반기 수출 증가율이 높은 가운데 반도체 등 ICT 수출 호조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반도체 수출은 올해 대비 13.1%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정보통신기기는 9.9%, 이차전지는 5.7% 각각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수출이 감소한 자동차, 가격 하락을 겪은 정유·석유화학은 10% 이상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디스플레이는 올해 큰 폭의 하락세에 이어 내년에는 2.4%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경기가 회복하면서 국내 투자도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우리나라 설비투자는 7.0%, 건설투자는 3.2% 각각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도체 경기가 회복하고, ICT 부문의 선제 투자 수요로의 확대가 예상된다.
산업연은 다만 대외적으로 주요국의 경기 회복 양상과 경기부양책 효과 및 미·중 대립, 대내로는 한국판 뉴딜 정책과 반도체 수출 지속 여부가 추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또 산업 전방위에 걸쳐 중국 등 신흥국의 도전을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에서 글로벌가치사슬(GVC) 변화에도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철 산업연 선임연구위원은 “올해와 같이 산업 기반을 유지하는 노력이 필요하고, (기업) 구조조정에도 대응해야 한다”면서 “코로나 이후 가장 많이 논의되는 GVC에서의 역할과 새 산업 기반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표>2021년 국내 주요 거시경제지표 전망(단위:전년동기비, %, 억달러)
자료:산업연구원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