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이터 사업권 획득은 카드사가 플랫폼사로 전환하는데 초석이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명제선 우리카드 디지털본부장은 26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제11회 스마트금융 콘퍼런스'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국내 지급결제 시장은 2004년 안심클릭을 시작으로 2010년 원클릭 간편결제에 이르기까지 카드사가 결제 방식 혁신을 주도했다. 그러나 2013년 앱카드와 페이 서비스를 시작으로 카드사인 앱카드 진영과 카카오·네이버페이 등 플랫폼 진영간 경쟁 국면을 맞았다. 지급결제 춘추전국시대가 열린 것이다.
명 본부장은 향후 마이데이터·마이페이먼트 등 금융혁신제도 도입으로 또 한 번 새로운 형태의 경제수단이 등장할 것으로 예견했다. AISP(본인계좌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 사업)·PISP(자금을 직접 보유하지 않고 정보만으로 결제를 제공하는 서비스) 기반 새로운 페이먼트가 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명 본부장은 “PISP 등장으로 카드사 신용·체크카드 이용이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비금융 업체들이 AISP를 기반으로 종합지급결제업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가운데 소액 후불결제 허용시 카드사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관측했다.
카드사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시될 것으로 내다봤다. 빅테크 기업 플랫폼이 지급결제 시장으로 상당수 진입했거나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제한적인 여신공여 정책으로 한계에 직면할 수 있다는 이유다. 게다가 빅테크 기업이 소액 결제 서비스를 단독 운영할 경우 플랫폼 내에서만 사용이 가능해 대손비용에 의한 적자 구조 역시 탈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따라서 마이데이터 사업권 확보는 카드사를 플랫폼사로 전환하는 단초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명 본부장은 “카드사가 은행의 디지털 접점 방문 고객 수보다 2배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등 고객 접점이 높다”면서 “마이데이터 사업권을 확보하면 생산과 유통을 분리하고, 금융기관 한 축으로 양면시장을 확보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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