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1일 론칭하는 경기도 공공배달애플리케이션(앱) '배달특급'은 수수료 1%를 무기로 내세운다. 시범서비스를 앞두고 경기도의회의 1%로 낮추라는 요구를 받아들였다. 지난해 12월 독일 딜리버리히어로가 배달의민족을 인수하기로 하면서 불거진 독과점 논란과 지난 4월 배달의민족이 수수료를 정률로 5.8%를 받는 '오픈서비스' 발표에 대한 반기다. 경기도는 배달앱 시장을 공정 경쟁으로 유도하고 과도한 수수료와 광고비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을 위해 배달특급을 민간과 함께 서비스한다. 올해 13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모바일 음식서비스 시장에 '공정의 바람'을 몰고 올지 관심이 쏠린다.
◇가맹점·이용자 확보 순항
배달앱이 성공하려면 민간앱이든 공공앱이든 가맹점과 이용자를 많이 확보해야 한다. 배달특급은 가맹점 확보에는 성공했다. 3개 지역 서비스를 위해 설정한 가맹점 수 3000곳을 훌쩍 뛰어넘었다. 현재까지 4580곳을 모집해 목표치의 153%를 달성, 소상공인 기대감을 입증했다. 가맹점 중에는 기존에 배달을 시행하던 점포 외에 배달특급을 통해 배달을 처음 시작하는 점포도 포함됐다. 배달특급의 빠른 정산방식도 가맹점 확보에 도움이 됐다. 일 정산으로 영업일 기준 거래건의 3일 이후 정산한다.
이용자 확보도 순항 중이다. 17일부터 진행한 '배달특급 출시 알림 사전신청 이벤트' 참여자가 1만7639명(11월 22일 기준)에 달한다. 이벤트는 30일까지 이어져 참여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1차 서비스 종료까지 회원 수 목표는 5만명이다.
경기도는 배달앱 시장의 10%가량을 점유하면 안정적으로 사업을 지속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민·관 어떻게 협력하나
배달특급은 전국 최초로 민·관 협력으로 추진되는 디지털 플랫폼 사업으로 경기도형 디지털 뉴딜 사업의 주축이다.
경기도는 가맹점 기본정보 데이터베이스(DB)인 디지털 사회간접자본(SOC)을 구축하고 지역화폐 관련 행정을 지원한다. 참여 지자체는 지역 요식업종 소상공인 리스트를 공유하고 시민 대상 공공배달앱 홍보를 돕는다. 사업주체인 경기도주식회사는 사업 기획과 홍보·마케팅을 계획하고 실행한다. 정책 수립 등 주요 의사결정을 책임지고 대외커뮤니케이션 채널 역할을 한다. NHN페이코 컨소시엄은 시스템을 설계·개발·운영한다. 결재 및 정산과 가맹점 영업을 맡는다. 또 고객 운영 및 현장 지원과 고객만족(CS) 서비스를 담당한다.
경기도주식회사는 향후 배달특급을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서 연구하고 다른 디지털 플랫폼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서강대 산학협력단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배달앱 시장 독과점 해결을 위해 전국 협의체도 구성한다. 이를 위해 코나아이, 먹깨비, 허니비즈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내년 초까지 전국 단위 공공배달앱 협의체를 구성, 다양한 경험을 가진 운영사들과 마케팅과 노하우를 공유할 계획이다.
◇홍보·마케팅은 어떻게
배달특급 홍보와 활성화를 위해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와 손을 잡았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1100여개 전국 회원사를 통해 소상공인과 소비자 모두를 위한 배달특급 홍보에 나서 상생 가치 추구를 함께할 계획이다.
30일까지 진행되는 사전 신청 이벤트는 출시 알림을 신청하고 앱 출시일 기준 7일 이내에 다운로드한 회원에게 5000원 할인쿠폰을 제공한다. 출시일에 맞춰 문자 메시지로 배달특급 다운로드 링크를 발송, 앱을 편리하게 설치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첫 주문한 고객 2만명에게 다음 주문에 사용할 수 있는 1만원 할인쿠폰을 선착순 지급한다.
청년 서포터즈인 '청년특급'도 홍보에 나선다. 청년특급은 배달특급에 관한 카드뉴스, 인터뷰 영상, 만화 등 다양한 콘텐츠를 생산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채널을 통해 알리는 역할을 맡는다.
배달특급 홍보대사는 아이돌 출신 방송인 황광희가 맡았다. 황광희가 웹예능에서 '네고'라는 수단으로 소비자에게 폭넓은 혜택을 제공하고 브랜드 알리기에도 적극 나서는 이미지가 맞아떨어졌다.
◇향후 과제는
기존 배달앱과 어떻게 차별화하는지가 관건이다. 수수료 1%로 가맹점 부담은 줄여주지만 그에 따른 혜택이 이용자에게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을 더 찾아야 한다. 민간 배달앱들은 수수료로 얻는 수익 이상을 할인쿠폰 등 마케팅에 투입한다. 이용자뿐만 아니라 배달대행 기사에게까지 인센티브를 뿌리고 있다.
홍보·마케팅 등에 예산을 과도하게 집행하면 또 다른 공정 경쟁 저해 및 세금 낭비라는 비난이 따라온다. 지난 9월 서울시는 '제로배달 유니온' 프로모션을 위해 시 예산을 동원했지만 10% 할인에 불과해 좋은 실적을 거두지 못했다. 지난달 진행한 50% 할인 행사에서는 주문 폭주로 조기 마감했다.
업계 관계자는 “가맹점이 낮은 수수료로 이익을 보는 만큼 음식의 질과 양을 늘려 제공하는 것도 기존 배달앱과 차별화할 수 있는 방법”이라면서 “하지만 대부분의 가맹점이 여러 배달앱에 가입해 있어 주문마다 질과 양을 다르게 하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배달특급 사업목표(경기도주식회사 제공)
김정희기자 jha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