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공개될 경기도 공공배달앱 '배달특급'을 놓고 관련 업계 전망이 갈린다. 다른 지자체 공공배달앱과 비교해 참여사 규모와 기량이 입증된 데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여러 차례 언급함에 따라 홍보 효과가 충분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반면에 앞서 공개된 군산시 '배달의명수' 사업이 낮은 수수료를 앞세웠음에도 고전하고 있으며 배달특급 역시 지역화폐 할인 혜택 외에 뚜렷한 소비자 유인책이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이번 경기도 디지털SOC 컨소시업 참여사들은 대체로 배달특급 흥행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한 컨소시엄 참여사는 “다른 지자체 공공배달앱 사업과 중복 참여한 업체 중에서도 배달특급에만 자원을 집중한 곳이 적지 않다”면서 “특정 업체는 기획 회의에도 잘 참여하지 않아 '마음이 콩밭에 가 있다'며 지자체 담당자가 화를 낼 정도”라고 전했다.
배달특급 사업에서 영업 파트를 맡아 가맹점 모집을 진행한 먹깨비도 흥행 기대치를 높게 잡고 있다. 강용구 먹깨비 영업본부장은 “현재 1만명 이상의 배달특급 앱 다운로드 예약을 신청해 놓은 상태며, 30일부터 앱 다운로드가 시작되면 그에 맞춰 프로모션도 진행될 예정”이라면서 “경기도 3개 시에서만 파일럿으로 오픈하는 것을 고려하면 4000여개 가맹점 확보는 기대치에 부흥하는 수준에 도달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NHN페이코는 배달특급의 앱 개발 영역을 맡았다. 참여사별로 역할 구분이 명확하게 되어 있기 때문에 마케팅이나 프로모션에는 직접 관여하지 않는다. 가맹점 6만여개를 확보한 NHN페이코의 스마트오더 플랫폼 '페이코오더'와의 연계도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대기업이 컨소시엄에 참여한 것에 비해 기대 시너지는 높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NHN페이코 측이 개발을 직접 수행한 만큼 '배달의명수' 등에서 지적됐던 시스템 불안정 우려는 상당 부분 불식됐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군산시 공공배달앱 배달의명수나 서울시 제로배달에 참여했던 플랫폼들은 프로모션 등으로 인한 이용자 급증 시 서버 과부하로 서비스가 중단되는 문제를 드러냈다.
NHN페이코 관계자는 “페이코오더 배달사업에 대한 확장성과 시너지 부분을 고려해 공공배달앱 사업에 참여했으나 배달특급 출시 시점에 페이코오더와 직접 연계는 이뤄지지 않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컨소시엄 비 참여사들은 배달특급이 명분과 실리를 모두 놓쳤다는 비판도 한다. 지자체의 운영 노하우가 민간 배달앱과 비교해 크게 부족할 수밖에 없는 데다 소비자 확보를 위해 세금 투입을 지속할 수 없다는 한계를 지적한다. 참여사들의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향후 어떤 형태로든 가맹업주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한 민간 배달업체 고위 관계자는 “공공에서 진행하는 사업이 민간과 경쟁해서 실패했던 사례는 택시 호출앱 분야에서도 분명하게 나타난다”면서 “만에 하나 배달특급이 성공한다고 해도 배달의민족을 잡겠다고 또 다른 대기업인 NHN을 끌어들인 것이 명분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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