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생활가전의 새 역사를 쓴 송대현 LG전자 H&A사업본부장 사장이 용퇴한다.
1983년 금성사에 입사하고 37년 간 'LG맨'으로 LG전자의 글로벌 기업 성장을 함께 했다. 2012년 러시아법인장으로 부임한 후 최악의 조건에서 LG전자를 러시아 국민 브랜드로 만든 일화는 아직도 회자된다.
2016년 말 H&A사업본부장으로 선임된 뒤에는 마침내 월풀 등을 제치고 LG전자를 세계 1위 가전기업의 자리로 이끌었다.
송 사장은 H&A사업본부장을 맡으며 “생활가전의 본질은 고객들의 의식주·동(動)·락(樂)과 맞닿아 있다”면서 고객가치 창출이라는 목표 달성에 매진했다.
그의 지휘 아래 스타일러, 건조기, 식기세척기 등 스팀가전이라는 신시장을 만들어냈고, 이는 LG전자 신가전 전략으로 이어졌다. 이런 혁신 DNA는 수제맥주제조기 'LG 홈브루', 원바디 세탁건조기 '워시타워', 식물재배기 등 이전에는 없던 가전 영역을 개척하며 새로운 고객가치를 만들고 혁신적 라이프 스타일을 제시해 왔다.
제품 디자인뿐 아니라 기능과 서비스까지도 공간과 조화를 이루는 가전의 공간솔루션도 새롭게 제시했다. 2018년 가전과 가구를 결합한 신개념 융복합 가전인 'LG 오브제'를 출시했고, 이는 공간 인테리어 가전 브랜드 'LG 오브제 컬렉션'으로 이어졌다.
그는 직원들과 함께 “일등합시다”를 외치며 모두가 같은 목표를 향해 달리도록 이끈 리더였지만, 때로는 LG전자 창원공장 앞 대포집에서 후배들의 소소한 얘기까지 들어 주던 따뜻한 선배였다.
내년 3월을 임기로 물러나는 것도 후배들에게 길을 터주기 위한 결정이다.
그는 “모두가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 회사를 다니는 것이고, 그러기 위해선 회사가 지속 발전해야 한다”며 “LG전자 생활 가전이 흔들림 없이 세계 정상의 자리를 지킬 수 있도록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