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세계 최초 LTE 기반 재난안전통신망 구축에 거는 기대

[기고]세계 최초 LTE 기반 재난안전통신망 구축에 거는 기대

코로나19로 어느 때보다 정보통신 강국인 대한민국의 능력이 돋보이는 시대다. 촘촘하게 깔린 인터넷망과 최첨단 무선통신망을 기반으로 재택근무, 온라인 주문·배송, 원격 영상회의 등 비접촉 업무 환경과 각종 온라인 서비스를 자연스럽게 제공한다.

여기에 또 하나 새로운 혁신 기술이 도입되는 분야가 있다. 통신기술 발전에도 음성 위주 무전기 사용으로 제한되던 재난통신이 고화질 사진과 동영상, 단말 간 통화, 그룹 통화가 가능한 4세대 무선통신기술인 롱텀에벌루션(LTE) 기반의 국가 재난안전통신망(PS-LTE)으로 거듭난다.

최근 정부는 LTE 기반 공공안전(PS) 통신망을 중부권에 이어 남부권까지 구축을 완료하고 시범 운영하고 있다. 내년 3월이면 수도권 구축을 마무리, 세계 최초로 전국망을 구축·운영하게 된다.

상용 통신망과 달리 재난통신은 소방, 경찰 등 대응 기관별로 초단파(VHF)·극초단파(UHF) 무전기나 일반 상용망을 사용해서 상황 공유 또는 대응하는 것이 어려웠다. 이에 따라 음성 위주 통신으로 재난관리 역량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 같은 문제점을 인식하고 해결하기 위해 오랜 기간 검토가 진행됐지만 1조원 이상의 큰 사업 비용과 외국 기술 의존 등으로 지지부진했다. 다행스럽게도 대규모 재난을 경험하고 관계 부처와 통신사업자, 제조업체 등이 협력해 시범망이 강원도 평창동계올림픽 지역에 구축·운영됐다. 2018년에는 드디어 전국 PS-LTE 본 사업에 착수했다.

전국 단일 통신망인 PS-LTE가 구축되면 산불, 도심 화재, 선박 침몰 등 대규모 재난 발생 시 경찰·소방·해경·지방자치단체 등 관련 대응 기관들이 하나의 통신망을 사용하게 된다. 이와 함께 신속하고 정확한 상황 파악은 물론 현장 요원 간 상호 공조하고, 전체로 볼 때 일사불란한 지휘로 효과 높은 현장 대응을 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단일화한 첨단 통신 네트워크가 실질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재난과 재해 현장에서 이용 기관의 현장 서비스 중심 요구가 반영된 통합 표준작업지침서(SOP) 정립 및 적용이 중요하다.

또 재난 현장 사진과 영상 전송도 가능해져서 의사결정권자의 효율 높은 대응 지시와 관계기관 간 긴밀한 협업이 기대된다. 특히 기존 통신사가 갖춘 상용망과 연동함으로써 실내, 지하 등 통신이 안 되는 지역과 유사시 백업망으로 활용할 수 있어 안정된 재난통신 서비스가 가능하다.

당장은 재난 발생 시 소방, 경찰, 해경 등 재난 관련 기관의 그룹통신이 주된 서비스다. 그러나 700㎒ 주파수를 공동 사용해서 구축하는 3개 망(PS-LTE, LTE-R, LTE-M) 간 육상, 철도, 해상에서의 상호운용성 확보를 통한 골든타임 확보가 중요하다. 더욱이 상호협력을 통한 시너지도 크게 증대돼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4차 산업혁명의 다양한 기술과 접목해 인공지능(AI) 의사결정, 재난현장 드론 활용, 사물인터넷(IoT) 기반 재난현장 모니터링 등 다양한 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관계 기관과의 협의를 거쳐 국가재난통신망을 5세대(5G)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한다고 하니 지속 진화하는 통신망이 될 것이다.

국가 PS-LTE는 우수한 통신품질, 현장 동영상 즉시 전달, 실시간 그룹통화, 일사분란한 현장 지휘는 물론 다양한 재난안전 응용서비스 도입으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핵심 인프라가 될 것이다. 아무쪼록 남아 있는 PS-LET의 수도권 구축을 원활하게 마무리하고, 전 세계에 K-방역에 이은 K-재난통신으로 최첨단 재난안전통신망 전국 서비스를 보여 주기를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세계 최초의 PS-LTE의 구축 사례와 기술 성과가 해외시장 진출 기회로 연결되도록 지속된 관심과 정책 지원을 희망한다.

김남 충북대 정보통신공학부 교수 namkim@chungbu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