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과 글로벌 혁신기관 공동 연구개발(R&D)을 추진한다. 한국 소부장 기업의 신속한 글로벌가치사슬(GVC) 진입과 세계 수준 기술력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노린다. 공동 R&D 수행 기업에 수출 지원까지 연계, 소부장 산업 경쟁력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서울 엘타워에서 '글로벌 연대와 기술협력 선포식'을 열고 내년부터 '글로벌 협력 R&D 사업'에 본격 착수한다고 밝혔다. 국내 소재부품기업의 GVC 진입을 지원하는 게 골자다.
산업부는 협력 유형에 따라 '글로벌 수요연계형 기술협력'과 '글로벌 혁신기관 공동 R&D' 투 트랙 방식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내년부터 3년 간 총 1000억원을 투입한다.
글로벌 수요연계형은 국내 소부장 수요·공급기업 간 협력모델을 세계 시장으로 확대한 형태다. 해외 수요기업과 국내 공급기업을 연결한다. 우리 소부장 기업의 글로벌 공급망 진입을 촉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두 번째는 글로벌 연구기관과 우리 기업의 공동 R&D다. 해외 선진 연구기관과 R&D를 수행, 전략적으로 필요한 핵심기술을 조기 확보하는 것이 목적이다.
올해 실시한 시범 사업에는 서울로보틱스-독일 BMW그룹, 엘엠에스-벨기에 IMEC 등 총 7개 컨소시엄이 최종 선정됐다.
서울로보틱스는 BMW와 향후 3년간 '자율주행 라이다 인지시스템'을 개발한다. 기술 개발 성공 시 BMW 생산 공장에 적용되는 등 수십억원 규모 해외 매출 성과가 기대된다.
엘엠에스는 반도체 분야 기술력을 보유한 벨기에 IMEC연구소와 '자율주행 차량용 반도체 칩(Chip) 형태 고정형 센서'를 공동 개발할 계획이다.
이날 행사에서는 글로벌 협력 R&D와 수출을 연계해 지원하기 위한 국내 기관 간 업무협약도 체결됐다. 수출지원 기관으로 KOTRA, R&D 전담기관으로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이 참여했다.
KOTRA는 세계 각국 무역관을 활용해 글로벌 기업과 국내 소부장 기업 기술협력 수요를 발굴, 이를 글로벌 협력 R&D로 연계하게 된다. 이를 수행하는 기업에 국내외 상담회 우선권은 물론 글로벌기업 납품까지 원스톱 지원할 계획이다.
박진규 산업부 차관은 “글로벌 네트워크가 확대되고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는 시대에 인하우스(in-house) 방식 자체 개발로는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다”면서 “이번 사업을 본격 추진하는 것은 물론 해외 인수합병(M&A), 기술도입을 촉진해 기업과 연구기관의 글로벌 기술협력 활동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