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철호 항우연 원장 불명예 퇴임 기로...임기 만료 코앞에 두고 '위기'

임철호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
임철호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

임철호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이 불명예 퇴임 기로에 서게 됐다. 정부 입장은 확고하다. 이미 항우연 소관기관인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에 해임을 요청했다. 내년 1월 말 임기 만료를 얼마 남기지 않고 사달이 났다. 항우연 내부 갈등도 불거졌다.

시작점은 지난 국정감사였다.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이 임 원장의 직원 폭행 등을 거론하며 감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당시 박 의원은 임 원장이 2019년 5월 회식 자리에서 폭언·폭행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달 9~16일 특별 감사를 진행했다. 지난주 감사처분심의위원회에서 감사 결과를 검토한 결과 '해임 사유가 된다'고 판단, 30일 NST에 해임을 요청했다. 기관장으로서의 품위를 유지하지 못했고, 기관의 공신력을 훼손했다는 이유를 든 것으로 알려졌다.

임 원장은 향후 30일 내 이의 신청을 할 수 있고, NST 이사회를 거쳐 해임이 결정되게 된다.

실제 해임이 이뤄지면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 임원으로서는 흔치 않은 사례가 된다. NST 설립 이후 지금까지 출연연 임원이 해임된 사례는 지난해 한국식품연구원 감사가 유일하다.

임 원장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도 이목을 끈다. 임 원장 임기 만료시점은 내년 1월 23일이다. 실제 해임 윤곽은 이의 신청이 이뤄질 것을 전제로 1월 중순 이후 나올 것으로 보인다.

임 원장이 임기 만료를 코앞에 두고 불명예 퇴임 위기에 처하면서 이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정부 등에서는 개인 과실이 명백하다면 임기를 정상적으로 마치도록 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에 출연연 등에서는 '임기 만료가 코앞인데 굳이 이럴 필요까지 있느냐'는 견해가 나온다.

임 원장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기관 내 전·현임 기관장 간 다툼을 시사하며, 전임 항우연 원장 주도로 사태가 커졌다는 주장도 내놓았다.

임 원장은 “피해 연구원에게 미안하고 이미 사과도 했다”며 “그러나 모든 과정은 전임 원장이 아무런 직책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신임 원장(임 원장 자신)의 경영을 방해하고, 집단적인 명령 위반을 해왔던 것이 발단”이라고 주장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