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찰 시 기술점수 폭을 벌려 기술력이 우수한 기업이 가격 출혈경쟁 없이 사업을 수주할 수 있도록 제도가 개선된다. 하자보수 기간에 유지·보수를 요구하는 관행을 막기 위해 하자 책임 범위를 명확히 하는 가이드라인이 도입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3일 열린 '제5차 혁신성장전략회의 및 제43차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소프트웨어(SW) 경쟁력 강화를 위한 'SW 진흥 실행전략'을 확정·발표했다. SW 산업 경쟁력 제고를 목적으로 20년 만에 전면 개정한 SW 진흥법 안착을 위한 지원 전략이다.
SW 진흥 실행전략은 'SW 기업이 일하기 좋은 환경 조성' 'SW 기업 성장을 위한 산업생태계 강화' '지속적 SW 성장 기반 조성' 등 3대 분야에 걸쳐 7대 과제와 17대 세부 실행과제로 구성됐다. 과제별로 이달 또는 내년부터 시행에 들어간다.
가장 눈에 띄는 실행과제는 '차등점수제' 도입이다. 협상에 의한 계약 방식에서 배점의 80~90%를 차지하는 기술점수는 소수점 두세째 자리에서 차이가 날 정도로 점수 차가 작을 때가 많다. 가격점수 확보를 위해 출혈경쟁을 유도하는 요인이다.
차등점수제는 기술평가 순위에 따라 차이가 있는 특정 점수(1위 100점, 2위 95점 등)를 부여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기술점수 차이가 크면 가격에서 출혈경쟁을 하지 않아도 된다. 결국 기술력이 우수한 기업이 적정대가에 사업을 수주할 수 있다. 이달 내 시행 예정이다.
'과업심의위원회 의무화'도 주목할 만하다. 발주처가 사업 범위를 변경할 때 외부 위원이 과반인 과업심의위가 과업을 확정·변경하고, 그 결과는 계약금액에 반영하는 게 핵심이다. 잦은 과업 변경으로 인한 사업자 부담을 줄이고, 일한 만큼 보상받는 체계가 마련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자 책임범위 명확화'는 1년 하자보수(무상) 기간에 유지·보수(유상) 계약을 맺지 않고 지속해서 유지·보수를 요구하는 폐단을 막는 게 목적이다. 과기정통부는 내년까지 하자보수에 대한 SW 사업자의 책임 범위를 명확히 하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계약예규에 반영키로 했다.
산업상태계 강화를 위해 과기정통부는 오는 2025년까지 지역 SW 강소기업 100개를 육성한다. 서비스 개발과 고도화 2단계에 걸쳐 기술 개발을 지원한다. 최종 선정 기업은 부처 협업을 통한 투자 유치, 해외 진출 등 역외 성장을 중점 지원할 계획이다.
인공지능(AI) 인재 양성을 위해 AI 대학원을 올해 8개에서 내년에 10개로 늘린다. 초·중등 AI교육 선도학교는 올해 247개에서 내년 500개로 확대한다. 전 국민 AI 역량 강화를 위한 온라인 AI 플랫폼도 구축할 방침이다.
이 외에도 판교에 창업기업 임대공간 100여개를 제공하는 'SW 드림타운 건립', SW 프로세스 품질인증(SP) 획득 시 가점 부여, 연 1000억원 규모의 'SW컴퓨팅 산업 원천기술 개발사업'도 추진한다.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은 “SW 진흥 실행전략은 SW 진흥법 개정 사항이 정책과 예산으로 뒷받침됐다. 실효성을 확보하는 게 목적”이라면서 “각 제도 개선 사항과 지원정책이 현장에 안착돼 SW 산업을 선진화할 수 있도록 업계와 소통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
과기정통부 'SW 진흥 실행전략'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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