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가 라이브커머스 강화를 위해 다중채널네트워크(MCN) 사업에 힘을 쏟는다. MCN은 연예기획사와 유사한 개념으로 유튜버 등 인플루언서를 양성하고 지원하는 사업자다. 최근 라이브 판매가 급부상하자 홈쇼핑과 화장품 업체 중심으로 MCN 영역에 투자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홈쇼핑은 지난달 MCN 기업 디퍼런트밀리언즈(디밀)에 120억원을 투자해 지분 40%를 인수했다. 현대홈쇼핑의 첫 스타트업 투자다. 앞서 GS홈쇼핑 역시 MCN 레페리에 100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CJ ENM의 경우 국내 최대 MCN인 다이아TV를 사업부로 운영하고 있다.
홈쇼핑 업계가 MCN 투자를 늘리는 것은 인플루언서를 통한 마케팅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3조원 규모인 라이브커머스 시장이 2023년까지 8조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라이브커머스 시장이 커지면서 방송에 출연하는 인플루언서 확보가 중요해졌다.
특히 화장품 상품군의 경우 인기 뷰티 크리에이터 출연 여부가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친다. 파워 크리에이터를 얼마나 확보하고 있는지가 마케팅 역량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됐다. 현대홈쇼핑이 지분 투자한 디밀에는 뷰티 인플루언서 200여명이 소속돼 있다. 레페리 역시 뷰티·패션 분야에 특화된 인플루언서 280여명을 보유했다.
화장품 업계 역시 디지털 사업 강화를 위해 MCN 협력을 늘리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이 대표적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018년 MCN 마케팅 자동화 플랫폼 유커넥 지분 투자에 이어 지난달 디밀에도 30억원을 투자했다. 최근 패션 스타트업 무신사와도 100억원 규모의 공동 펀드를 조성해 유망한 MCN 기업에 투자하기로 했다.
투자 협력을 넘어 직접 인플루언서를 양성하는 사업도 활발하다. LG생활건강은 인플루언서 양성 프로젝트 '내추럴 뷰티크리에이터'를 3기까지 진행했다. 선발된 인원들은 인플루언서가 되기 위한 다양한 교육 과정을 거친다.
중국의 경우 이미 온라인 인플루언서인 왕홍(網紅)이 이끄는 왕홍 비즈니스가 주요 마케팅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중국 내 왕홍 경제 규모는 2524억위안(약 43조원)으로 전년대비 46% 늘었다. 국내서도 왕홍처럼 1인 미디어를 통한 상품 판매에 특화된 '커머스 크리에이터'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이들을 육성하고 기획하는 MCN 회사 몸값도 꾸준히 치솟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인플루언서의 영역이 넓어지면서 뷰티뿐만 아니라 식품과 가구, 가전 등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 영역 마케팅 커머스를 담당하고 있다”면서 “보다 많은 인플루언서 영입을 위해 MCN 회사와 제휴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
현대홈쇼핑, 디밀에 120억 투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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