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딜 정책이란 1933~1938년 대공황이라는 초유의 경제 비상사태를 맞아 프랭클린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이 시행한 일련의 경제 회복 정책을 말한다. 여기에서 영향을 받아 최근 정부에서는 '데이터댐'이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추진할 디지털 뉴딜 정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와 같은 한국형 뉴딜 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데이터댐 건설' 예산 투자로만 끝나서는 안 된다. 투자가 결실로 이어져서 산업이 성장하고, 신산업이 창출돼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져야 한다. 데이터가 스스로 이런 일을 다 하지는 않는다. 결국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디지털 시대에 지속 가능한 일자리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이를 '플랫폼X'라고 부른다. 일자리 없이는 결혼도 없고 아파트도 없고 신생아도 없고, 우리의 미래도 없다.
여기에 더해 국제 환경 변화도 감안해야 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과학 기술과 산업 정책을 고려해야 한다. 바이든의 가장 눈에 띄는 정책은 4년 동안 3000억달러에 이르는 과학기술 분야 연구개발(R&D) 투자 계획이다. 디지털 시대에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5세대 이동통신(5G)과 반도체를 포함한 대중국 견제 정책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디지털 혁신(디지털 전환)은 더욱 가속화된다. 그리고 오는 2050년까지 탄소배출 제로를 목표로 하고 파리기후변화 협약에 재가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성장이 예측되는 새 산업은 친환경, 에너지, 전기차로 예견된다. 여기에 플랫폼X 기회가 있다.
디지털 뉴딜 정책에 의해 데이터댐에 모아진 빅데이터는 결국 목적에 맞게 인공지능(AI) 학습에 사용된다. 이렇게 목적이 정확히 정의된 응용 AI를 'AI-X'라 일컫는다. X는 생산, 물류, 유통, 서비스, 금융, 법률, 예술을 포함한다. 여기에서 AI-X를 이용한 가치 창출 체계가 바로 '플랫폼X'이다. 이를 기초로 서비스나 제조 산업의 효율을 극대화하고, 비용을 최소화해야 한다. 그 데이터로 금융 비용, 인건비, 재고 비용, 전기 사용량, 사회 격차 등 어느 것을 얼마나 줄일지 목표가 분명해야 한다. 동시에 플랫폼X는 일자리 창출 시스템이라는 점을 명확히 해야 한다. 목적이 분명하지 않은 플랫폼은 전기만 낭비한다.
여기에 머물지 말고 코로나19 위기를 기회로 삼아 비대면 시대의 핵심 플랫폼X로 '교육 플랫폼' '의료 플랫폼' '문화 플랫폼'을 전개해야 한다. 비대면 시대에는 가상환경에서 개인화된 맞춤 AI 교육, 의료, 문화 시대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 이와 같은 플랫폼X에서는 데이터 자체도 가상현실(AR), 증강현실(VR) 등 컴퓨터 가상환경에서 인위로 만들어 내기도 한다. 이에 따라 데이터댐 정의도 크게 확장해서 '가상 데이터댐'도 포함해야 한다. 이들 서비스는 언제,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제공된다. 플랫폼X에서 비롯된 기회의 땅이다.
바이든 대통령 시대를 맞아 X를 '환경 산업, 에너지 산업'으로도 더욱 확대해야 한다. '전기자동차'도 가장 큰 성장이 기대되는 플랫폼X가 된다.
이 같은 플랫폼X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데이터·인프라와 함께 AI, 알고리즘, 소프트웨어(SW)를 개발하거나 운영할 인력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콘텐츠와 서비스 개발 인력이 필요하다. 또 플랫폼X 확산에 필요한 교육과 서비스 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플랫폼X를 기반으로 신산업을 만들고 일자리를 만들자. 여기에 디지털 뉴딜 정책의 예산이 투입돼야 한다. 디지털 혁신, 코로나19, 바이든 효과의 삼각 편대가 플랫폼X 기회를 제공한다. 그에 맞는 '신(新) 디지털 뉴딜 정책 X'를 만들자.
김정호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 joungho@ka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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