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환율이 심상치 않다](https://img.etnews.com/photonews/2012/1362988_20201207154020_126_0001.jpg)
달러당 원화 환율이 추락하고 있다. 1100원대 아래에서 좀처럼 올라가지 못하고 있다. 4일에도 1080원을 오르내렸다. 1100원은 기업이 환율에 버틸 수 있는 심리저항선으로 불린다. 2년 반 만에 저항선을 밑돌기 시작했다. 환율 하락세도 문제지만 회복 기미도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증권가에서는 내년 환율이 1000원 중반대까지 하락한다는 예측마저 나온다. 당장 내년도 사업계획을 세워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내년 성장률에도 악재다. 이미 한국은행은 최근 수출 호조세를 반영해 지난달 경제 전망에서 내년 전망치를 3개월 전에 비해 상향 조정했다.
수출이 주력인 한국 입장에서 환율은 경제 상황을 판단하는 가장 큰 변수다. 물론 일각에서는 생산과 교역 환경이 과거와 다른 만큼 수출이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는 의견도 제시한다. 그러나 원화 강세가 지속하면 기업 채산성이 악화하고, 결국 수출에도 걸림돌로 작용한다. 수출기업은 벌써 비상이다. 미-중 무역 분쟁에 이어 코로나19까지 수출 암흑기를 겪고 있던 기업은 지난 3분기부터 수출 실적이 나아지면서 그나마 숨통이 트인 상태였다. 특히 자금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은 마땅한 해결책이 없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조사에 따르면 수출 중소기업 308개 가운데 62.3%가 환율 하락세로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다고 응답했다.
환율 하락, 원화 절상에 따른 대비가 필요하다. 수출기업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적정 환율을 달러당 평균 1167원으로 보고 있다. 손익분기점 환율은 달러당 평균 1133원이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직격탄이 불가피하다. 이미 일부 기업은 시나리오별로 구분해 사업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변동 위험을 줄일 수 있도록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 정부도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적극적인 외환시장 개입이 어렵다면 환율 변화에 따른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정책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지난 10년 동안 평균 달러당 원화 환율이 1125원선이었다. 가뜩이나 움츠린 경제에 환율마저 방어하지 못하면 내년 전체 경제 상황도 장담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