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대체로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진일보했다'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반면에 '실효적으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삼성 준법감시위 활동에 대한 평가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양형 요소로도 작용할 것으로 예상돼 재판부가 어떻게 받아들일지 주목된다.
서울고등법원 형사1부는 7일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파기환송심 속행 공판을 열고 삼성 준법감시위 활동에 대한 전문심리위원 3명의 의견을 확인했다. 정식 공판이어서 피고인인 이 부회장도 법정에 출석했다.
전문심리위원은 법원이 지정한 강일원 전 헌법재판관, 특검 측이 지정한 홍순탁 회계사(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실행위원), 이 부회장 측이 정한 김경수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로 구성됐다.
먼저 강일원 전 재판관은 “최종보고서를 작성하면서 세 사람 사이에 다소 표현상 차이가 있어서 점검 결과를 각자 보고서로 작성했다”고 밝혔다. 이어 “준법감시 조직이 강화된 면이 있다”면서도 “새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정리하고 선제 예방활동을 하는 데는 이르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지속 가능성에 대해서는 긍정 평가했다.
강 전 재판관은 “준법감시위의 지속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매우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김경수 변호사는 준법감시위가 진일보한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 변호사는 “준법감시위 출범은 근본적인 구조 변화의 하나로, 진일보임이 틀림없다”며 “최고경영진에 특화한 준법감시 체계로 준법 의지를 강화하거나 유지한다”고 평가했다. 또 “준법감시위는 작은 그물망이지만 총수 등 최고경영진의 거대 비리와 불법 단서를 걸러낼 수 있다”며 “비리 단서를 찾아내면 준법감시위와 연계해 더 진전시킬 가능성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반면에 홍순탁 회계사는 실효성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홍 회계사는 16개 항목으로 구분해 준법감시위 활동을 평가한 결과 13개 항목에서 '상당히 미흡', 3개 항목에서 '미흡'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준법감시 제도가 실효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재판부는 삼성 준법감시위 평가를 이 부회장 양형에 반영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준법감시위가 실질적으로 운영된다고 판단될 경우 '범행 후 정황'으로서의 '진정한 반성'에 해당된다는 입장이다.
재판부는 오는 21일 이 부회장 등의 최후변론 기일을 열 예정이다. 통상 최후변론 기일 이후 1달가량 뒤에 선고를 내리는 만큼 내년 1월 말께 이 부회장 파기환송심 결론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