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계가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한 노동조합법 개정안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를 통과한 것을 두고 우려를 표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9일 입장문을 통해 “본회의 상정 등 추가적 입법 절차를 중단하고 상임위 차원에서 노조법 개정안을 심도 있게 재심의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날 국회 환노위는 ILO 3법(노동조합법·공무원노조법·교원노조법) 개정안을 본회의로 넘겼다. 경총은 해고자·실업자의 노조 가입 허용 등을 포함한 노조법 개정안이 도입되면 노조의 강경 투쟁이 늘어나는 등 힘의 균형이 노조로 쏠리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개정안대로 노조 전임자 급여지급 금지 규정을 삭제하면 노동계의 추가적 급여 지급 요구로 갈등이 확대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경영계는 노조법 개정안에 대한 의견을 수차례 전달했지만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면서 “편향된 법안이 통과된 것에 대해 무력감과 좌절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경총은 개정안으로 인해 기업의 노사관계 부담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 될 것이라며 경영계 입장을 균형 있게 반영한 법안을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도 이날 논평을 냈다.
노조법과 고용보험법 개정안이 환노위를 통과한 것을 두고 “심도 있는 논의 없이 사실상 일방적으로 법안을 처리했다”며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전경련은 “노조법 개정안은 정부안보다 오히려 후퇴했다”면서 “기업 경쟁력이 저하되고 노사 간 힘의 불균형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의 고용보험 적용에 대해서는 일자리 감소 등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경련은 “세계 각국은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기업의 부담을 덜어주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기업들이 경제 위기 극복에 매진할 수 있도록 본회의에서 노동관계법을 신중히 검토해 달라”고 했다.
대한상공회의소도 “해당 법률안들은 모두 기업과 종사자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매우 큰 영향을 미치는데, 국회에서 충분하고 심도 있는 논의 과정 없이 서둘러 처리돼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국회는 지금이라도 법안 처리를 유보하고, 여야와 이해관계자가 면밀하게 논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