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연구개발, 특허전략으로 수익↑창업↑

특허청·특허전략개발원 '패키지' 지원
대학 수익 재투자 '자립형 선순환' 유도
발명자 인터뷰·선행기술조사 질적 제고
연세대 바이오기업 등 창업 마중물 역할

정부가 대학, 출연연 등 연구개발 성과 제고에 힘을 싣는다. 핵심은 지식재산권의 질 향상이다.

우리나라 대학 특허 출원은 양 중심으로 고품질 특허가 적고, 기술이전 수익이 낮다. 2018년 기준 발명 신고 대비 특허 출원건수가 한국은 87.47%에 이르는데 미국은 65.18%다. 시장 수요를 고려하지 않는 특허 출원으로 기술이전도 저조하다. 계약건수 대비 기술료 수입이 한국은 건당 1771만원인데 반해 미국은 3억4623만원에 이른다.

지식재산권의 질은 국가 산업경쟁력과 직결된다. 정부가 발명 단계부터 특허 등록, 기술이전, 사업화 전주기를 전략적으로 지원하는 배경이다.

특허청 산하 한국특허전략개발원은 대학·공공연 주도 기술이전 자립형 선순환 구조 정착을 위해 지원사업을 하고 있다. △지식재산 수익 재투자 지원사업(구 한국형 특허갭펀드 조성 지원사업) △제품기반 지식재산 패키지 구축 지원사업(구 제품단위 특허 포트폴리오 구축 지원사업) △수요기반 발명인터뷰 지원 사업이 대표적이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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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재산 수익 재투자 지원사업은 대학이나 공공연이 보유한 유망 지식재산권(특허) 사업화 검증을 지원해 기술이전을 활성화한다. 나아가 기술이전으로 회수한 기술료를 다른 유망기술 활용에 재투자하도록 한다. 대학·공공연 산학협력단이 활용할 수 있는 자금을 직접 지원한다. 금액도 최근 3년 평균 기술이전수입과 특허비용을 고려해 1억~4억원까지 차등 지원한다.

실제로 대학은 정부 지원을 통해 보유 기술이전 수익 증가, 재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마련했다. 전략적 특허 출원을 통해 대학의 특허 전문성이 향상되는데서 나아가 대학 창업 재투자와 학교 간 협력까지 이뤄지고 있다.

연세대 기술지주회사는 지난해 유전자 진단 마커 기술을 보유한 바이오 기업을 창업하면서 지식재산 수익 재투자 사업 지원을 받았다. 특허 검증(FTO, free to operate) 분석을 통해 창업 전 특허 침해, 무효 여부를 확인했다. 기업 창업과 이후 초기투자 과정에서 기술료와 지분 일부에 대한 투자회수에 성공했다. 연세대 기술지주는 이 수익을 다른 창업기업 공간 및 지분 확보와 대학창업펀드에 재투자했다.

김훈배 연세대 기술지주회사 실장은 “자금 직접 지원이 마중물이 돼 내부적으로 재투자에 대한 인식이 제고되고 투자금액도 커졌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우리 대학 창업기업에 재투자하는 것뿐만 아니라 대학창업펀드 조성에도 재투자하면서 대학발 창업에도 기여했다”고 강조했다.

성균관대는 제품기반 지식재산 패키지 구축 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대학이나 출연연이 보유한 개별 지식재산권을 시장 요구에 따라 제품 별로 묶어 기술마케팅을 하거나 사업화 검증을 돕는 사업이다.

성균관대는 스마트카 관련 특허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면서 해외에서 해당 기술에 대한 수요가 있음을 확인했다. 그 결과 글로벌 기술 이전이 빠르게 이뤄졌다.

또 스마트카 융복합 포트폴리오를 성균관대 보유 기술만 아니라 관련 자동차 기술을 보유한 다른 대학까지 확대해 함께 기술마케팅을 전개했다. 자동차와 교통 분야에서 각각 우수 기술을 보유한 국민대, 서울시립대와 협력했다. 특허 포트폴리오 구축이 대학 간 협력을 촉진한 사례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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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 특허는 발명 단계부터 전략이 필요하다. 특허 출원 품질은 발명자 인터뷰와 선행기술조사 등이 가른다. 수요기반 발명인터뷰는 시장 수요에 맞는 유망기술을 선별 출원해 기술이전을 효율화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남석희 가톨릭대 변리사는 “발명 신고가 들어오면 연구실을 방문해 인터뷰와 컨설팅을 진행, 선행기술조사 및 시장 수요를 기반으로 발명인터뷰 보고서를 작성한다”면서 “2차 심화인터뷰를 하고 발명심의등급에 따라 국내출원 비용을 차등 지급한다”고 설명했다.

우수 특허의 경우 발명 단계부터 출원 준비 과정에서 무효, 침해 방어 전략은 물론 마케팅 계획까지 세울 수 있다. 대학 산학협력단에선 점점 늘어나는 특허 관리비를 효율화할 수 있다.

가톨릭대는 학교에서 발명인터뷰를 의무화하고, 특허사무소에서 1차 발명인터뷰 보고서를 반드시 제출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발명인터뷰 제도를 학교 내 연구개발 프로세스에 정립하도록 했다.

남 변리사는 “발명인터뷰 제도가 자리 잡으면서 기술이전과 마케팅도 활성화됐다”면서 “올해 기술이전 수익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오르는 성과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공동기획:특허청·한국특허전략개발원

※한국특허전략개발원 대학·공공(연) 특허기술의 전략적 사업화 지원사업 공고 일정

대학 연구개발, 특허전략으로 수익↑창업↑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