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10일 주요 노동관계법 개정안이 전날 국회를 통과한 것 관련해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한 기초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에 경제계는 노동계 요구에 편향됐다며 보완입법을 요구하는 등 각계 입장이 엇갈렸다.
지난 9일 국회 본회의에서는 '노조법' '공무원노조법' '교원노조법' 등 노동관계법 개정안이 처리됐다. 이 장관은 10일 이에 관한 브리핑을 열고 “ILO 핵심협약 비준 및 주52시간제 정착을 위한 과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전국민 고용보험으로 나아가는 첫걸음”이라고 평가했다.
이 장관은 “노조법, 공무원노조법, 교원노조법 등 노동관계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것은 ILO 결사의 자유 협약의 핵심내용을 보장하면서, 우리나라 기업별 노사관계의 특성을 함께 반영했다”고 말했다.
개정법에 따르면 노조 가입 자격은 노조가 규약으로 정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기업별 노조에 해고자 등의 가입도 가능해진다.
다만, 기업별 노사관계의 특성을 감안해 기업별 노조의 임원·대의원은 해당 사업장에 소속된 조합원 중에서 선출하도록 했다.
아울러, 퇴직공무원·퇴직교원, 소방공무원, 조교 등 교육공무원 등도 노조 가입이 가능해졌다.
노조 전임자 급여금지 규정도 삭제됐다. 사용자의 급여 지급은 근로시간 면제 제도 내에서 규율되도록 했다. 노조 전임자 급여 지급을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기존 규정이 국가에 의한 노사관계 개입으로 오인된 것을 바로잡았다는 게 정부 측 설명이다. 대신 ILO에서도 인정한 근로시간면제 제도는 유지하되 면제 한도를 넘어서는 급여 지급은 부당노동행위로 규정했다.
이 장관은 “앞으로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산하 근로시간면제심의위원회에서 노사가 근로시간면제 한도를 결정하는 만큼 합리적 기준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했다.
단체협약 유효기간 상한은 최대 3년 범위 내에서 노사가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했다. 이 장관은 “법 개정으로 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한 기초를 마련했다”며 “보편적 노동기본권 보장에 대한 30년간 국제사회와의 약속을 이행할 수 있게 됐고 앞으로 EU와의 남은 FTA 분쟁에서도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제계는 노동계 요구사항만 반영된 편향된 개정안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경영계는 정부 입법안이 제출되기 이전부터 여러 차례 입법의 신중한 재검토를 요청해왔다”며 “파업시 대체근로 허용, 사업장 점거 금지,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직접 형사처벌 폐지 등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임시국회에서라도 경영계 핵심 요구사항이 최소한이라도 반영되도록 보완입법을 추진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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