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석 이마트 대표가 자회사 SSG닷컴 대표를 겸직하면서 양사간 사업 협력에 속도가 붙었다. 이마트는 SSG닷컴 라이브 방송을 통해 매장 상품을 판매하고, SSG닷컴은 이마트 신선식품 소싱 역량을 활용해 온라인 식품시장에서 우위를 점한다.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옴니채널 전략도 확대될 전망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SSG닷컴 쓱라이브 채널에서는 이마트 월계점 토이킹덤 매장라이브 판매 방송이 진행됐다. 점포 개장 전인 오전 9시부터 시작된 라이브 방송에는 크리스마스 장난감 선물을 구매하려는 시청자가 몰렸다. 이마트는 연말 선물 특수를 앞두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자 '집콕 쇼핑'으로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SSG닷컴 라이브커머스 채널을 통해 마치 현장에 방문한 것처럼 생생한 상품 정보를 전달하자 준비한 물량이 순식간에 완판됐다.
이마트와 SSG닷컴의 라이브 협업은 이번이 두 번째다. SSG닷컴은 지난달 담당자가 이마트 성수점 매장을 누비며 전단 행사 상품을 실시간으로 소개하는 라이브 판매 방송을 진행해 성과를 거뒀다. 이번 토이킹덤 쓱라이브는 16일까지 진행되며 이후에도 매장 뷰티 상품 등을 라이브 판매할 예정이다.
이마트가 쓱라이브를 통해 활로를 찾았다면 SSG닷컴은 이마트의 신선식품 소싱 역량을 활용한다. SSG닷컴은 이마트 미트센터를 통해 가공한 고품질 한우·한돈의 새벽배송 판매를 시작했다. 기존에는 이마트 오프라인 매장에서만 구매 가능했지만 SSG닷컴 그로서리 차별화 전략을 위해 온라인으로 판로를 넓혔다. 이마트에서 유통하는 고품질 신선식품을 SSG닷컴으로 들여와 상품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복안이다.
이는 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 침투율이 높아진 식품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함이다. 올해 온라인 식품 시장 규모는 작년대비 53% 성장한 26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내년에는 33조원 규모까지 커진다는 관측도 나온다. 올해 이마트의 온라인 식품매출은 약 2조원으로 시장 점유율은 8% 수준이다. e커머스 경쟁사와 비교해 식품 인프라에 우위를 지닌 만큼 내년부터 이마트의 신선식품 노하우를 SSG닷컴에 이식하는 작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매장을 온라인 배송을 위한 전진기지로 활용하면서 이마트와 SSG닷컴간 시너지 효과가 커졌다”면서 “할인점을 통해 쌓아 올린 상품에 대한 신뢰와 인지도는 온라인 사업을 확장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SSG닷컴의 성장세는 이마트 실적에도 견인차 역할을 한다. 현재 SSG닷컴은 주문량의 40%를 이마트 PP(Picking& Packing)센터를 통해 처리하는데 이는 할인점 매출로 인식된다. 올 3분기 이마트 기존점 성장률 2.7%에서 대략 2.0%포인트(P)는 PP센터가 기여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월마트 역시 같은 기간 기존점 성장률이 6.4%에 육박했는데 e커머스 사업 기여도가 5.7%p에 달했다. 이를 고려하면 앞으로 SSG닷컴 거래액 확대에 따라 PP센터를 통한 이마트 기존점 매출도 더 높은 성장세가 기대된다.
SSG닷컴 관계자는 “이마트를 비롯해 그룹 각사가 보유한 핵심 경쟁력을 온라인에 이식해 플랫폼 경쟁력을 끌어올리는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