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신에츠, EUV 블랭크마스크 시장 진출…차세대 소재도 일본 주도하나

신에츠화학.
신에츠화학.

일본 신에츠화학이 극자외선(EUV) 블랭크마스크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이미 이 시장은 호야, 아사히글라스 등 일본 소재기업이 독주하고 있다. 기존 심자외선(DUV) 블랭크마스크 시장에 이어 일본 소재 강자들이 차세대 핵심 소재 시장을 선도하려는 움직임이어서 주목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반도체 소재 기업 신에츠는 최근 EUV 블랭크마스크 시장 진출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회사 설비 내 EUV 블랭크마스크 개발용 장비를 들이거나, 국내외 반도체 제조사와 협력 개발을 진행하는 등 관련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EUV 블랭크마스크는 차세대 반도체 시장에서 상당히 주목받는 소재다. 블랭크마스크는 반도체 노광 공정에 사용되는 마스크에 회로 모양을 새기기 전의 평평한 마스크다.

EUV 공정에서 활용되는 블랭크마스크는 까다로운 EUV 광원을 반사하는 임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몰리브덴(Mo)와 실리콘(Si)을 여러 겹 쌓은 특수한 소재로 만든다.

따라서 기존 불화아르곤(ArF) 광원을 활용한 DUV 노광 공정용 마스크와 원리가 다르고 난도가 높다. 그러나 향후 대세로 자리 잡을 EUV 시대에서 반드시 필요한 소재이기에 업계의 관심이 상당히 높은 신사업으로 분류된다.

신에츠는 웨이퍼뿐 아니라 ArF 노광 공정용 블랭크마스크 강자다. 하지만 EUV 시대 개막 이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TSMC 등 세계 각국 칩 제조사가 관련 기술을 도입하거나 인프라 구축에 열을 올리면서, 신에츠도 고객사 수요에 대응하는 EUV용 블랭크마스크 개발에 뛰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EUV 블랭크 마스크 시장 주도권을 쥐고 있는 회사는 신에츠와 같은 국적을 가진 일본 회사들이다. 일본 호야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업체에, 아사히글라스는 인텔, TSMC 등에 각각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신에츠가 호야나 아사히글라스처럼 당장 이 제품을 양산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성능 구현뿐 아니라 칩 제조 라인에서의 체계적 품질 관리 시스템을 증명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신에츠가 이 제품을 상용화해 일본의 '3강' 체제가 형성될 경우, 소재 강자인 일본이 EUV 시대에서도 상당히 튼튼한 입지를 구축하면서 소재 강국의 면모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국내에서는 에스앤에스텍이 EUV 블랭크마스크 상용화에 나섰다. 에스앤에스텍은 2020년 제품군 구성을 완료하고, 내후년 1분기 양산을 목표로 EUV 블랭크마스크 국산화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유상증자 방식으로 에스앤에스텍에 659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