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가상융합기술(XR)로 경제 전반에 걸쳐 디지털 대전환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5년 내 가상융합경제 5대 선도국에 진입하고, 경제효과 30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정부는 10일 국무총리 주재 제119회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개최하고 가상융합경제 선도국가 실현을 위한 '가상융합경제 발전전략'을 관계 부처 합동으로 발표했다. 〈본지 9월8일자 2·4면 참조〉
가상융합경제는 XR를 활용해 산업 혁신과 경제 발전을 추진한다. XR는 산업 전 분야에 활용돼 생산성을 높이고 산업 구조 혁신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제조, 의료, 교육, 유통 등 다양한 분야로 확산돼 2025년 약 520조원 규모의 부가가치(세계)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XR가 디지털 전환을 촉발하는 한국판 뉴딜의 중요한 부분으로 판단했다. 올해 3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주축으로 각 부처와 민간위원이 참여하는 실감콘텐츠 정책협의회(현 가상융합경제 정책협의회)를 출범시킨 것도 이 때문이다. 과기정통부는 글로벌 컨설팅 업체를 통해 해외 사례를 파악하는 등 연초부터 가상융합경제 정책을 마련해 왔다.
5년 중장기 계획인 가상융합경제 발전전략은 3대 전략 12대 과제로 구성됐다.
첫 번째 추진전략은 '경제사회 전반의 XR 활용 확산'이다. 제조, 의료, 건설, 교육, 유통, 국방 등 6대 핵심 산업에서 XR 플래그십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제조 전 공정에 XR를 적용하고, 가상의료훈련도 추진한다.
민간이 참여하는 XR 확산 기반도 마련한다. 민간 투자 확대를 위해 내년에 400억원 규모의 'XR 펀드'를 조성·운영한다. 민간 협력체계인 'K-XR 얼라이언스'를 구축한다.
'선도형 XR 인프라 확충 및 제도 정비'가 두 번째 전략이다. 국산 AR 글라스 등 핵심기술을 개발·보급한다. 'XR 디바이스 센터'를 운영, 국산 제품 기술 지원과 품질 인증을 담당한다.
XR 서비스 개발에 필요한 데이터댐을 구축, 3차원 공간정보 등 필요 데이터를 공급한다. 가상융합시대 관련 정책 추진 근거를 담은 가상융합경제 발전 기본법제 마련을 검토한다. 산업 분야별 XR 활용을 저해하는 '10대 규제'에 대해 내년까지 개선을 추진한다.
세 번째 전략은 'XR 기업 세계적 경쟁력 확보 지원'이다. XR 전문 기업 성장 지원을 통해 오는 2025년까지 매출액 50억원 이상 전문 기업 150개사를 육성할 방침이다. 자금 지원부터 실증·사업화까지 전 주기로 지원하는 'XR 전문기업 육성 프로그램' 신설도 검토한다.
타 산업 융합형 XR 분야 석·박사급 전문 인재 양성을 위해 'XR 스쿨(대학원)' 신설도 논의한다. 지역 주력 산업과 연계한 XR 분야 융합 인재 양성을 위해 권역별 'XR 랩'을 신규 구축한다.
정부는 가상융합경제 발전전략을 통해 0.3%(2019년)인 기업 XR 활용률을 20%로 확대, 기업 생산성과 생존율 제고를 기대했다. 2025년 경제효과 30조원 달성 목표는 글로벌 XR 경제효과의 6% 수준이다.
정부는 가상융합경제 발전전략 추진을 위해 내년에 4030억원(과기정통부 1702억원)을 투입한다. 5년 전체 예산도 산출했지만 변동성이 있어 발표는 하지 않았다.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은 “XR는 제조, 의료, 교육, 유통 등 경제사회 전 영역에 확산돼 국민 삶의 질을 높이고 산업 생산성을 혁신할 핵심 분야”라면서 “경제 전반을 XR로 혁신하는 디지털 대전환을 추진, 가상융합경제 선도 국가를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