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공수처법' 본회의 통과…이낙연 "공수처장 추천·임명 신속히 진행"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본회의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이 통과되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공수처법 표결이 시작되자 자리에서 일어나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본회의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이 통과되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공수처법 표결이 시작되자 자리에서 일어나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했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공수처) 개정안이 1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187명이 찬성하고 99명이 반대, 1명이 기권했다.

이날 의결된 공수처법은 지난 8일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국민의힘의 반발 속에 통과된 개정안이다. 앞서 공수처장 추천위원회는 공수처장 최종 후보를 선정하기 위해 수차례 회의를 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 때문에 더불어민주당은 '야당의 시간끌기'라고 비판하며 추천위원회 의결 정족수에서 '야당 비토권'을 무력화하는 개정안을 추진했다.

개정안은 7명으로 구성되는 공수처장 추천위원회의 의결 정족수를 기존 6명에서 3분의 2인 '5명'으로 완화해 야당이 갖고 있는 비토권 2명의 거부권을 무력화하는 법이다. 공수처 검사의 요건은 현행 변호사 자격 10년에서 7년으로 완화했다.

공수처법 표결 진행시 국민의힘은 본회의장에서 '독재자 문재인'을 외치며 반대했으나 180석의 거대 범여권 앞에서 무력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8번째 안건인 '통신비밀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상정될 때 본회의장에서 퇴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제383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를 앞두고 국민의힘 의원들과 언쟁을 벌이고 있다. 정청래 의원은 이날 본회의에 앞서 본회의장 앞에서 공수처법 통과를 반대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피켓 시위를 하며 한 발언에 대해 항의한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제383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를 앞두고 국민의힘 의원들과 언쟁을 벌이고 있다. 정청래 의원은 이날 본회의에 앞서 본회의장 앞에서 공수처법 통과를 반대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피켓 시위를 하며 한 발언에 대해 항의한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

공수처법이 통과되자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수처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시민사회의 요구로 공수처가 공론화된 지 24년 만”이라며 “번번이 무산되다가 이제야 제도화됐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그토록 오래됐고 어려웠던 과제를 이제라도 이행하도록 힘을 보태주신 모든 국민께 감사드린다”며 “입법이 이뤄진 만큼 공수처장후보 추천과 임명 절차가 신속히 진행되도록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에서 “민주당은 역사 앞에 부끄러운 줄 알라”며 “공수처를 세우기 위해 의회의 70년 전통도, 윤리도 짓이겼다”고 비판했다. 이어 “새로 임명되는 공수처장은 단단히 청문회를 준비하기 바란다”며 “울산시장 선거 개입, 라임·옵티머스 청와대 연루 의혹, 월성 원전 관련 조작사건 수사를 은폐, 조작한다면 훗날 형사처벌이 기다리고 있음도 알고 오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종철 정의당 대표는 “정의당은 공수처 설치를 비롯해 검찰개혁에 대한 고 노회찬 국회의원의 정신을 매듭짓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을 했다”며 “검찰의 특권 앞에 노회찬과 같은 의인이 희생되는 불행한 역사를 끝내기 위해 공수처 설치는 피할 수 없는 과제”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공수처의 중립성과 독립성 측면에서 야당의 비토권을 사실상 없앤 조항은 반드시 보완돼야 한다”며 “집권당이자 원내 1당인 민주당이 공수처의 독립성 보장을 위해 결단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하는 바”라고 말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