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가상자산업계를 하나의 산업으로 봐야 합니다. 해외에선 가상자산 시장을 금융 산업으로 간주하고, 가상자산을 금융자산 범주에 편입하고 있습니다. 가상자산이 금융 영역에 들어간다면 거래소 신뢰성이 제1 가치로 주목받을 것입니다.”
이준행 스트리미 대표가 밝힌 가상자산에 대한 소신이다. 스트리미는 가상자산거래소 '고팍스' 운영사다. 초기 고팍스는 기존 주요 거래소 반열에 들지 못했다. 그러나 수년간 별다른 물의 없이 꾸준히 인지도를 쌓았다. 안정적인 운영을 거듭하면서 인지도, 거래량 기준 국내 상위권 거래소로 발돋움했다.
이 대표는 인터뷰 내내 신뢰 구축을 강조했다. 스트리미는 보안 관련 인력만 20여명 확보했다. 전체 직원 가운데 30% 비중을 차지한다.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정보보호 산업발전 유공 표창을 받았다. 고팍스 내 가상자산 상장 종목은 60여개로 타 거래소 대비 상장 종목 수가 적다. 그만큼 최소한으로 상장심사를 했다는 의미다. 확장 전략보다는 내실화를 택한 것이다.
이 대표는 14일 “가상자산의 금융자산화가 진행되고 있다. 금융시장의 최우선 가치는 신뢰”라면서 “지금까지 보안, 컴플라이언스, 자금세탁방지에 자원을 투입한 이유다. 금융 산업에 편입될수록 거래소 신뢰도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대표의 예상은 실현되고 있다. 해외 투자기관과 유명 자산가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기관 자금이 유입되면서 최근 가상자산 가치는 크게 뛰었다. 개인 투자자 중심으로 지난 2017년 말~2018년 초에 강타한 가상자산 투자 광풍 때와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가상자산 금융화가 본격화됐다는 신호탄이라고 이 대표는 해석했다.
국내에서도 가상자산 제도 편입 시도는 첫발을 내디뎠다. 새해 3월부터는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이 시행된다. 스트리미는 금융 당국의 가상자산사업자(VASP) 허가 획득에 주력한다.
이 대표는 “특금법 이후 금융 당국의 VASP 허가를 받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면서 “각종 피싱, 자금세탁 이슈, 높은 수준의 해킹 방어율에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올 한 해 고팍스의 사업 성과에 대해서도 호평했다. 이용자와 매출 증가폭이 커졌기 때문이다. 가상자산 시장의 성숙에 발맞춰 내년에는 전문 가상자산 투자자를 위한 신규 서비스를 마련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앞으로 신뢰가 중요한 서비스 영역을 공략할 것이다. 금융자산화에 발맞춰 대형 고객사가 들어올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커스터디나 전문 트레이딩 등 가상자산 전문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피력했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