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라이다 소프트웨어(SW) 개발업체 서울로보틱스가 BMW와 계약한 데 이어 현대차그룹을 포함한 글로벌 완성차 3사와 자율주행·자동주차 솔루션 공급을 추진하고 있다.
차량이 생산돼 소비자에게 최종 전달되는 유통 과정에서 연간 수천억원을 절감할 수 있는 라이다 기술 기반 솔루션이다.
국내 스타트업이 글로벌 강자들이 즐비한 라이다 분야, 특히 SW 기술력으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는 점에서 획기적 성과로 풀이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로보틱스는 현대차그룹, 미국·유럽 완성차 업체와 자율주행·자동주차 솔루션 'SENSR-S+' 공급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SENSR-S+는 라이다를 활용한 스마트시티 기술 기반 SW 플랫폼이다. 주차장 등 제한된 구역에서 '무인'으로 자율주행과 자동주차를 지원할 수 있다. 운전자 없이도 공장에서 생산된 차량이 주차장으로 자율 이동, 빈 주차 공간을 찾아 주차하도록 돕는다.
서울로보틱스는 세계적으로도 소수인 라이다 SW 전문 개발업체다. 이들이 개발한 솔루션은 다양한 라이다와의 호환이 가능한 게 강점이다. 차량에 탑재된 라이다가 다르더라도 솔루션을 최적화하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을 포함한 완성차 3사는 차량 유통 비용 절감을 위해 SENSR-S+ 솔루션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연간 수천억원에 이르는 유통 비용을 줄여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서울로보틱스 분석에 따르면 차량이 생산돼 최종 소비자에게 전달되기까지 평균 6.7개 주차장을 거쳐 간다. 주차장 곳당 차량 이동을 위해 투입되는 비용은 약 50달러로 추산됐다. 차량이 구매 후 소비자에게 전달되기 전까지 335달러(약 36만5000원)가 들어가는 셈이다.
서울로보틱스는 SENSR-S+를 활용하면 해당 비용을 10분의 1로 줄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연간 200만대 기준 6억7000만달러를 6700만달러로 줄임으로써 6억300만달러(6600억원)의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SENSR-S+는 라이다 센서만 활용한다. 차량의 라이다와 주차장 내 라이다가 차량사물통신(V2X)을 기반으로 정보를 주고받으며 자율주행과 자동주차를 구현한다. 고정밀지도(HD맵) 없이 작동하도록 고안돼 편의성이 높다.
다른 솔루션과 달리 야외 주차장에도 적용이 쉽다. 카메라보다 장거리 감지가 용이한 라이다를 사용하기 때문에 적은 구조물만 설치해도 된다. 대부분 자동주차 솔루션은 주차장 내 천장에 다량의 카메라와 센서를 부착해서 차량과 통신하게 한다.
서울로보틱스는 현재 SENSR-S+의 다중 고장 안전 시스템에 대한 안정 기능을 고도화하고 있다. 무인으로 차량이 움직이는 만큼 안전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이다. 시스템 내 라이다 상태를 모니터링해서 유지·보수 필요 여부를 사용자에게 알리고, 위험 구역이 생기면 차량 진입을 제한하는 등의 기능이 고려된다.
서울로보틱스 관계자는 “다수의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계약 관계상 업체명은 밝힐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