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감정 인식 기술을 적용한 '리틀빅 이모션(이하 이모션)'을 개발했다. 이모션은 병원을 무서워하는 어린 환자의 심리적 안정을 돕는 차량이다.
현대차그룹은 회사 연구개발본부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미디어랩이 산·학 협력 프로젝트로 감정 인식 차량 컨트롤(EAVC)을 활용한 키즈 모빌리티 실증실험을 진행했다고 15일 밝혔다.
EAVC 기술이 탑재된 이모션은 어린이 감정을 파악하고 진료에 대한 거부감과 스트레스를 줄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의료진에게 진료를 앞둔 어린이 환자의 감정 상태 정보를 미리 제공하여 1차 예진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입원 중인 어린이 환자들이 병실에서 진료실까지 짧은 이동거리를 두렵고 무서운 긴 여정으로 느낀다는 점에 착안해 치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극심한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한 신개념 모빌리티다.
이모션에 적용된 EAVC 기술은 △표정인식시스템 △호흡유도시트벨트 △심박측정센서 △감정반응형 엠비언트 라이팅 △감정기반 향기 분사장치 등이다.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이 어린이의 감정을 인식한 뒤 시각·청각·촉각·후각 등 네 가지 반응 장치를 작동시켜 스트레스를 줄이도록 작동한다.
표정인식시스템은 운전석 앞에 달린 카메라가 어린이 얼굴 표정을 읽고 감정을 파악한다. 에어 포켓이 적용된 호흡 유도 시트벨트는 몸을 감싸 안아 어린이가 심리적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시트벨트에 장착된 심박측정센서를 통해 심박수와 호흡을 측정한다.
이렇게 측정된 어린이 환자의 감정 및 신체 상태 정보는 의료진에 전송됨과 동시에 다양한 콘텐츠 형태로 출력돼 이동하는 순간이 즐거운 놀이 과정이 될 수 있도록 돕는다.
차체 하부에 적용된 감정반응형 엠비언트 라이팅은 다양한 불빛으로 주변 의료진과 환자 보호자에게 어린이의 감정 상태를 알려준다. 빨간색은 두려움, 노란색은 두려움이 다소 줄어든 상태, 초록색은 진료받을 준비가 된 상태를 표시하는 식이다.
차 전면에는 디스플레이를 장착, EAVC와 연동된 다양한 애니메이션과 음악이 나온다. 감정기반 향기 분사 장치에서는 심호흡을 도와주는 호흡 유도 시트벨트의 팽창 주기에 따라 달콤한 사탕 향기를 분사해 어린이의 기분 전환을 돕고, 진료를 받기 위해 이동하는 마지막 과정에서 비눗방울이 분사된다.
이모션은 스페인 바르셀로나 SJD 어린이병원에서 시범운영 중이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형성된 다양한 사용자 경험 데이터는 향후 AI 기반 차량 내 감정 인식과 어린이 승객을 위한 연구에 다양하게 활용할 예정이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