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배터리 발전 뒤에는 소재가 있다…엘앤에프 세계 첫 하이니켈 양극재 개발

전기차 배터리 기술 전환에 있어 주목해야 할 대목은 소재의 변화다. LG에너지솔루션이 테슬라에 니켈 90% 하이니켈 NCMA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었던 배경도 하이니켈 양극재가 개발됐기 때문이다.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용량과 출력 특성을 결정하는 주 소재가 양극재다. 양극은 리튬과 금속 성분의 조합으로 이뤄지는데, 니켈(Ni)과 망간(Mn), 코발트(Co), 알루미늄(AI) 등의 조합으로 최적 배터리 성능을 구현한다. NCM, NCA, NCMA 등이 이런 금속들의 조합을 뜻한다.

이차전지 양극의 구성<자료=삼성SDI>
이차전지 양극의 구성<자료=삼성SDI>
리튬이온배터리 충방전 원리<자료=삼성SDI>
리튬이온배터리 충방전 원리<자료=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이 테슬라에 공급하는 니켈 90% NCMA 배터리는 국내 소재 업체인 엘앤에프에서 양극재를 단독 공급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구에 본사를 엘앤에프는 2000년 설립된 양극재 전문 기업이다. 세계 최초로 니켈 90%를 담은 NCMA 양극재 개발에 성공, 배터리 상용화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니켈은 배터리 용량 및 출력과 직결되기 때문에 비중을 높이려는 노력이 계속됐다. 그러나 안정화까지 기술 장벽이 매우 높고 상용화가 어려웠는데, 엘앤에프가 니켈 함량 90%의 하이니켈 NCMA 양극재를 개발하고, LG에너지솔루션이 이를 상용화하는 데 성공해 테슬라 수주까지 성사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니켈 90% NCMA 양극재를 개발한 곳도, 이를 배터리로 상용화한 것도 각각 엘앤에프와 LG에너지솔루션이 최초다.

엘앤에프는 NCMA 공장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11월 2500억원을 들여 4공장 건설을 결정했다. 1~4공장을 합쳐 연간 7만톤 규모 생산체계를 구축하는데 니켈 90% NCMA 양극재 생산 및 공급 확대를 염두에 둔 투자로 해석된다. LG에너지솔루션도 중국 난징 공장 증설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는데, 테슬라 공급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슈분석]배터리 발전 뒤에는 소재가 있다…엘앤에프 세계 첫 하이니켈 양극재 개발

NCMA 배터리 상용화에 따라 NCMA 관련 소재 수요 및 시장 확대도 주목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안정적 소재 공급망 확보를 위해 엘앤에프와 협력, 증설을 추진하는 한편 포스코케미칼과의 협력도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케미칼은 최근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LG에너지솔루션 합작사 '얼티엄셀즈'에 전기차 배터리용 양극재를 공급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공급 시기와 소재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NCMA 양극재 납품이 예상된다. GM은 얼티엄셀즈에서 NCMA 배터리를 양산해 자사 전기차에 탑재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포스코케미칼이 양산하는 NCMA 양극재의 니켈 비중은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업계에서는 엘앤에프보다 비중이 낮은 80%대일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양극재는 전기차 주행거리와 직결된 만큼 소재 업계의 기술 개발은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에코프로비엠은 NCM,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양극재에 이어 NCMX 양극재 양산을 추진하고 있다. NCM에 추가된 X 원료명은 공개되지 않았다. 업계는 2~3가지 원료가 쓰일 것으로 예측했다.

코스모신소재는 NCMA 양극재 양산을 추진하고 있다. NCM 양극재에서 NCMA 양극재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양극재 신증설 속도도 빠르다. 충주 공장 생산능력을 강화해 NCM 이외에도 NCMA 양극재를 LG에너지솔루션에 공급을 추진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전문가는 “하이니켈 배터리 기술 진화는 우리나라 배터리 업계가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며 “하이니켈 양극재 기술에서 가장 앞서 있는 국내 소재업계와의 협력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 김지웅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