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에는 '1004팀' 있다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나는…' 마치 영화 같은 일을 해결하는 팀이 이화여대에 있다. 바로 '1004팀'이다. 교내 직통 전화번호 1004번으로 통하는 이대 교육혁신센터 교육기술실이 주인공이다.

1004팀은 교육기술실 직원 7명으로 구성됐다. 현장을 총괄하는 경력 30년의 한인대 교육기술실장은 이른바 '천사장'으로 통한다. 강의실 프로젝터, 컴퓨터, 스피커 이상 등 500여개가 넘는 강의실에서 일어나는 애로사항을 해결해준다. 대부분 문제는 온라인으로 원격 관리할 수 있지만 '현장 출동'이 필요할 때도 있다. 3대 오토바이, 1대 차량으로 교내 어디든 5분 내에 도착한다.

사진 왼쪽부터 천윤필 이화여대 교육혁신센터 팀장, 한인대 교육기술실 실장
사진 왼쪽부터 천윤필 이화여대 교육혁신센터 팀장, 한인대 교육기술실 실장

기본 업무는 교내 강의실 통합관리, 사전·사후관리, 데이터관리다. 이대 교육혁신센터는 2013년 이화 사이버캠퍼스 계획을 세우면서 교내 강의실에 멀티미디어 시스템을 통합, 관리할 수 있는 환경 개선 사업을 시작했다.

강의실 의자, 모니터, PC, 마이크, 스피커 등 시설장비 표준화 작업부터 첨단 교수학습 환경 구축 등 전방위 혁신이 이뤄졌다. 전자교탁이 설치되고 모든 강의실에서 강의 녹화, 녹음, 영상 업로드가 가능해졌다. 교육기술실의 '1004' 전설도 이때부터 시작했다.

천윤필 이화여대 교육혁신센터 팀장은 “그때만 해도 문제가 생기면 여러 곳에 전화해야 했다”며 “문제 발생시 바로 연결할 수 있는 곳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1004번으로 통일했다”라고 말했다.

강의실에서 생긴 문제가 영상·오디오·PC 등 교육기술실 관련 문제가 아닐 때도 있다. 이런 문제조차 흔쾌히 받아 시설팀이나 행정팀으로 연결해준다.

교육혁신센터 업무는 단순히 기술 애로사항을 해결하는데 그치지 않는다. 교수법과 학습방법을 연구하는 기관으로서 기술을 기반으로 교육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 궁극적 목표다. 사이버캠퍼스 구축·운영부터 팀 활동 기반의 하이브리드 강의실 구축 운영 등 새로운 교수학습법 시도에도 적극적이다.

이화여대는 올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수업 환경이 급변하면서 별도 조직이었던 교육혁신센터를 교무처 산하로 옮겼다. 학사일정과 함께 비대면학습, 블렌디드학습, 혼합(하이브리드)학습 등 다양한 교육·학습 방법을 보다 탄력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조치다.

이화여대 교육혁신센터는 용도별 강의실 조회, 안내 기능도 강화하고 있다. 사진은 능동학습강의실모습.
이화여대 교육혁신센터는 용도별 강의실 조회, 안내 기능도 강화하고 있다. 사진은 능동학습강의실모습.

올해는 온라인 비대면 수업이 늘면서 관련 문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과거에는 온라인 수업 과목이 30개 정도였지만 코로나19 이후 약 3000개로 100배 늘었기 때문이다.

이에 교육혁신센터는 코로나19가 교육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교육공학 연구를 별도 발주하기도 했다. 천 팀장은 “우리는 교육환경을 단순히 기술로 바꾸는 게 아니라 기술을 인프라로 혁신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미래 강의실을 연구하고 만드는 게 우리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