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경험이 풍부할수록 청소년 게임 이용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조현섭 총신대 중독재활상담학과 교수 연구팀은 한국학술지인용색인(KCI) 등재지 '한국심라학회지:건강'에 게임이용장애 질병화코드를 두고 심리학 전문가 간 상반된 두 시선을 만들어 내는 요인이 '연령'과 '개방성'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전문가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도덕적 공황', '성격', '게임에 대한 경험과 지식', '전공분야', '인구통계학적 변인'을 설정했다.
이를 통해 게임에 대한 태도 집단 간 차이를 알아본 결과 학력, 전공, 임상경험, 게임임상경험 등에서는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40대를 기준으로 한 저연령집단, 게임경험이 있는 집단, 자녀가 있는 집에서 태도가 유의미하게 긍정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63.4%는 질병화 코드를 부정적으로 바라봤는데 이 중 69.7%가 40대 미만집단에서 나왔다. 연령이 낮을수록 게임을 접한 경험이 많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40세 이상 집단에서는 게임을 하지 않은 응답자가 60% 수준이었다.
우리나라 문화적 특성에 기인한 부모자녀 관계 변수는 사회적 통념과 다른 결과를 보였다. 게임하는 자녀 때문에 더 부정적일 것이라는 인식과 다르게 자녀가 없는 집단이 게임에 대해 더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컸다.
교신저자 이장주 이락디지털문화연구소장은 “자녀가 없는 집단이 게임에 대해 더 부정적인 인식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은 특이한 발견”이라며 “자녀가 있는 집은 어떤 형태로든 게임과 접점이 생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게임 경험이 풍부하며 개방성이 높을수록 청소년 게임 이용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개방성은 청소년과 청소년 게임 이용 두 변인 간 매개 효과를 나타냈다. 개방성이 높다는 건 '새로운 어떤 것'을 받아들이는데 긍정적인 성격이다. 반대로 위험도를 낮추기 위해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걸 개방성이 낮다고 표현한다.
청소년 게임행동에 대한 긍정적 태도는 연령에 부적 상관을 보였고 게임경험과 개방성에 정적 상관을 나타냈다. 즉 청소년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더라도 개방적 성격이라면 게임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덜 갖게 될 확률이 높다는 뜻이다. 전문가 개인 배경과 성격이 현상 판단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는 게 확인됐다.
이 소장은 “게임이용장애를 두고 정말 과학적 담론이 이뤄진다면 연구가 쌓이면서 이견이 좁혀져야 하는데 좁혀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연구 결과 전문가 개인적 특성이 강력하게 반영되므로 중요한 결정을 두고 어떤 사람들이 모여서 이야기했느냐를 고려해야 합리적인 의사결정이나 합의를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