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 새 회장에 손병환 농협은행장...디지털 1세대 지주회장 출범

임추위 "디지털사업 확장 중요한 시기
농협금융 이끌어나갈 최적임자 판단"
손 행장, 오픈뱅킹 시초 오픈API 개발
지주 차원 디지털 혁신 역량 상향 기대

농협금융 새 회장에 손병환 농협은행장...디지털 1세대 지주회장 출범

NH농협금융지주 새 회장에 손병환 농협은행장이 내정됐다. 농협금융지주 회장 자리에 내부 출신이 오르는 것은 초대 신충식 회장 이후 두 번째다.

농협금융은 22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차기 회장 후보로 손 행장을 추천했다고 밝혔다.

손 행장은 국내 디지털 혁신 전문가 1호로 꼽힌다. 행장 취임 일성을 농협은행을 디지털 휴먼 뱅크로 도약시키기 위해 디지털 혁신 사업을 주도했다.

비대면 개인종합자산관리(PFM) 서비스 오픈과 데이터 사업부 신설을 통한 데이터 기반 사업 강화, 인공지능(AI) 전담조직 신설 등 업무 효율성을 증대했다. 또 시중은행 수준으로 건전성 지표를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올해 9월 말 기준 연체비율은 0.26%로 작년 말 대비 0.14%포인트(P) 감소했다.

고정이하비율도 0.40%, 충당금 적립율은 140%를 넘어서며 농협은행 경쟁력을 끌어올렸다.

손 행장은 진주고와 서울대 농업교육학과를 졸업하고 1990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해 30년간 농협금융을 위해 일 해왔다. 농협중앙회 조직·인사제도혁신단 팀장, 기획조정실 팀장, 농협은행 스마트금융부장, 농협금융지주 경영기획부문장 등을 지냈다.

2015년 스마트금융부장을 거치면서 오픈API를 처음 탄생시켰고 NH핀테크혁신센터를 설립했다.

종전 은행 텃밭이었던 펌뱅킹 서비스를 과감히 탈피하고, 현 오픈뱅킹 시발점이 된 국내 최초 오픈API를 개발, 적용했다. 이후에는 KT 등 정보통신기술(ICT) 기업과 함께 국내 1호 금융보안 클라우드를 설립하는데 기여했다. 전통 농협맨으로 불리지만 과감한 디지털 혁신 정책으로 농협은행 디지털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다.

손 회장 체제가 출범하면 그간 타 지주사보다 소극적이던 디지털 혁신사업 역량이 지주 차원에서 대폭 상향될 것으로 보인다.

임추위 관계자는 “농협금융은 2012년 출범 이후 관료 출신 금융전문가를 영입해 협동조합 금융그룹으로서 성공적 행보를 보여 왔다”며 “2020년 이전은 금융지주로서 뼈대를 농협에 체계적으로 뿌리내리는 시기였다면 2020년 이후는 내실 있는 성장을 도모하고 농업·농촌과 시너지를 발휘해 새로운 사업영역을 확보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농협에 대한 폭넓은 식견과 뛰어난 디지털 전문성을 갖춘 손 후보자를 포스트 코로나 시대 농협금융을 이끌어나갈 최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손병환 내정자는 “단순히 고객이 올 때까지 기다리는 금융사가 아니라 빅테크 플랫폼 등 고객이 있는 곳으로 먼저 다가가는 농협을 만들겠다”며 “ICT기업 변화와 컬래버레이션 할 수 있는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한국형 금융 K-스탠더드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농협금융은 임추위 결과를 이사회에 보고 후 주주총회를 거쳐 선임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손 차기 회장 임기는 새해 1월 1일부터 2022년 12월 31일까지 2년이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