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아이폰 기본 구성품에서 충전기(전원 어댑터)를 제외했다. 삼성전자도 지역에 따라 갤럭시S21 시리즈에서 충전기를 제공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이 충전기를 제외한 이유는 환경 보호다. 불필요한 구성품을 배제함으로써 탄소 배출을 줄이고 자원 채굴과 사용을 줄이기 위해 유선 이어폰과 충전기를 패키지에서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애플 전원 어댑터가 20억개 이상 사용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애플은 충전기를 제외함으로써 환경 보호라는 사회 가치 외에도 제품 원가와 물류비용 절감 등 효용 증대 효과를 누렸다. 구형 어댑터에 비해 성능이 향상된 신형 고속 충전기와 무선충전기의 별도 판매로 인한 매출 증가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세계 모바일 산업을 주도하는 애플이 지속 가능성 향상에 무게를 두고 환경 보호를 주창한 것은 의미심장하다.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제조사 역시 애플의 행보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간과해서는 안 될 게 있다. 소비자 안전이다. 충전기가 제외됨에 따라 소비자는 기존에 사용하던 충전기를 사용하거나 신규로 구입해야 한다. 구형 충전기 노후화에 따른 안전성 저하, 신규 충전기의 안전 인증 획득 여부, 호환성 확인 등은 소비자 귀책으로 전가됐다.
지금까지 휴대폰 제조사는 사고 예방과 성능 유지를 위해 기본 구성품으로 동봉된 정품 충전기 사용 권고를 명시했다. 제조사를 막론하고 과거에 발생한 제품 불량과 화재, 이상발열 등의 주원인으로 비정품 외부 충전기 사용이 지목된 것은 물론이다.
물론 정품 인증을 받고, 안전성이 검증된 충전기를 사용하면 문제없다. 그러나 이를 제조사가 처음부터 제공하는 것과 소비자가 찾아서 확인하고 구매해야 하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
미래 세대를 위한 환경 보호는 중요하다. 동시에 충전기의 별도 구입에 따른 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와 소비자 안전 확보를 위한 대비가 충분한 지 묻고 싶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
-
박정은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