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미래IT융합연구원은 ICT명품인재양성사업을 통해 학자를 양성하기보다는 창의 인재만을 배출하는데 교육 목표를 두고 10년 동안 달려왔습니다. 세상에 없는 것을 만드는 기술 혁신은 창조력에서 출발하기 때문입니다.”
강봉구 미래IT융합연구원장은 “특정 연구 분야는 타 학과에서 꽤 잘하고 있으니 창의IT융합공학과를 신설해 상상력을 바탕으로 기술과 인문학 소양을 지닌 창의인재 교육 방법을 찾는 데 주력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스티브잡스와 같은 창의형 인재를 양성하는 ICT명품인재양성사업 미션 달성에 역점을 뒀다.
하지만 강 원장은 ICT명품인재양성사업 초기에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다고 한다. 교수들이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1학년 학부생을 창의인재로 발전·성장시키는 방법들을 정확하게 몰랐기 때문이다.
“학부생에게 세상에서 필요한 기술이 무엇인지를 주도적으로 찾아내게 하고 그리고 그 기술을 SW와 HW로 구현하는 방법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실패하더라도 창의 인재 양성 방법을 계속 모색했습니다.”
강 원장은 기존 교육 방식을 과감히 탈피하기로 했다. 기존 공학 교육 틀을 넘어서는 창의인재 양성교육 과정을 수립하기로 했다. 일종에 실험적인 연구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하기로 했다. 학자양성이 목표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는 창조 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 교육 체계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미국 MIT 미디어랩 등 해외 융합연구소들을 찾아다녔다. 캘리포니아 미술대(CCA) 교육시스템도 벤치마킹했다. 예술은 모방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CCA의 학부 교육 방법과 대학원 디자인전략 프로그램에서 교육 방법을 참고했다. 그는 예술에서 어떻게 학생의 창조력을 키울지를 고민했다. 강 원장은 어느 순간 통섭형 창의 인재 양성 방법이 보였다고 한다.
강 원장은 이에 창의IT융합공학과에 학생주도학습설계(PGS)·창의스튜디오·창의IT설계과정 등 3가지 핵심 교육과정을 수립하고 시행착오를 줄이면서 ICT명품인재양성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자부한다.
PGS는 학부생이 수업에서 주도적인 자기 탐색 과정을 거치면서 생각이 바뀌고 지식이 쌓이면서 원하는 게 달라지고 이에 맞춰 성장 계획을 매년 발전시키는 필수 교과 과정이다. 창의 인재 양성 방법의 첫 물꼬를 텄다.
“다음엔 학생들에게 인문·예술 융합 과정을 통해 사람이 필요로 하는 기술을 보는 눈을 만들어줘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창의 스튜디어 과정을 만들었습니다. 공학 분야 교수들이 접근하기 힘든 프로젝트를 창의스튜디어 과정에서 브레인스토밍하고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과정입니다.”
창의IT설계 과정은 팀 또는 개인프로젝트 수행을 통해 IT융합 기술을 단계적으로 습득하는 것이다. “창의IT 설계에선 기술 구현 방법을 배웁니다. 기초 부품과 소프트웨어를 익히고 시스템을 만들고 실패를 반복하다보면 3학년 또는 4학년쯤 되면 새로운 걸 만들어내는 수준에 도달합니다.
그는 “미래IT융합연구원이 ICT명품인재양성사업을 통해 학자를 양성하지 않고 1년에 학부졸업생 또는 대학원생들이 2개 기업을 창업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면서 “처음엔 창업이 더디게 진행됐지만 2016년부터 창업이 활발해지면서 지난 10년 동안 22개 스타트업이 창업하는 등 상당수 벤처 기업이 글로벌 ICT를 주도할 그 날을 위해 그리고 성공을 향해 새로운 기술 개발에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IT융합연구원은 지난 10년간 창의적 교육방법을 찾아내고 학생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더불어 정부, 지자체, 대·중소기업이 많이 지원해 준 덕분에 꽤 괜찮은 성과를 냈습니다. 약간의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당초 사업 목표와 방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고 자평합니다. 지난 10년을 뒤돌아 봤을 때 ICT 명품인재양성사업 수행 경험은 소중한 기회였다고 생각합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