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자율차 관건은 주행 데이터](https://img.etnews.com/photonews/2012/1368758_20201223155913_278_0002.jpg)
애플이 오는 2024년에 자율주행 전기차를 선보일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로이터 등 주요 외신은 애플은 '모노셀'이라는 배터리를 자체 개발하고 있으며, 이를 탑재한 자율차를 2024년께 생산할 것이라고 전했다. 관련 소식이 전해지자 시장을 주도하던 테슬라 주가에까지 영향이 미쳤다. 애플 주가는 1.2% 올랐지만 테슬라는 6.5% 하락했다. 그래도 여전히 테슬라는 자율차 분야의 강자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테슬라의 경쟁력 요인으로 풍부한 데이터를 꼽았다.
자동차연이 기술력보다 방대한 주행 데이터를 주목한 배경을 눈여겨봐야 한다. 테슬라는 주행 패턴과 돌발 상황 데이터를 수집해 경쟁사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도로주행 데이터를 축적해 놓았다. 주행 거리 데이터를 새해 1월까지 누적하면 51억마일에 이른다고 언급했다. 이미 자율주행 택시를 선보인 구글 웨이모가 축적한 2000만마일을 압도적으로 뛰어넘는 규모다. 테슬라는 일반 도로뿐만 아니라 사막과 눈길 등 거친 도로 환경에서 실제 운전자 주행 데이터를 수집하고 보행자나 야생동물 난입, 타이어 펑크, 블랙아이스 등 돌발 상황과 관련한 학습도 진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율주행은 결국 주행 데이터에서 판가름난다. 인공지능(AI)은 데이터 기반으로 학습하면서 완성도를 높이는 형태로 기술 진화가 이뤄진다. 소프트웨어(SW)와 이미지 판독 기술도 중요하지만 풍부한 데이터는 필요충분조건이다.
한국은 자율주행 시장에 눈독을 들이지만 결국 데이터 경쟁력에서 크게 밀리는 상황이다. 기껏해야 몇 번의 시범사업을 통해 확보한 데이터가 전부다. 데이터가 핵심 경쟁력인 만큼 시장을 선점한 자율주행업체는 이를 공개하지 않을 공산이 크다. 자율차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축적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결국 실증사업을 활성화하는 방법밖에 없다. 여러 업체에서 진행하고 있는 데이터를 한곳으로 모아 공유해야 한다. 데이터는 규모가 클수록 가치가 높아진다. 특정 기업이 데이터를 모으는 데 한계가 있다면 여러 기업의 데이터라도 서로 공유하면서 자율주행 기술 수준을 높여야 한다.